[연예의 법칙] SM의 EDM 자신감, 허풍이 아니었다

입력 2016-10-22 10: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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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치하이커 ‘$10’, 사진=SM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이 EDM레이블 설립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건 올해 1월 이수만 회장의 프레젠테이션 쇼였다.

당시 이수만 회장은 ▲매주 특정 요일에 발표되는 디지털 음원 공개 채널 ‘STATION’을 비롯해 ▲EDM 레이블 ‘ScreaM Records’ 론칭 및 EDM 페스티벌 서울 개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서비스 ’everysing’, ’everyshot’, ‘Vyrl’ ▲모바일을 통해 누구나 신인 프로듀싱에 참여할 수 있는 ‘Rookies Entertainment’, ▲셀러브리티가 직접 참여하는 ‘보이는 라디오’, ‘웹 드라마/예능’, ‘스포츠/패션/헬스’ 등 라이프스타일을 망라한 MCN 콘텐츠 및 플랫폼 사업 등을 5가지의 계획을 발표했다.

이 5가지 중에서 특히 흥미로운 사업이 ‘STATION’과 EDM레이블 론칭 및 페스티벌 개최였다. 다른 3개의 사업이 SM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와 충성도가 있는 마니아 층에 기대하는 비중이 크다면, ‘STATION’과 EDM레이블 론칭 및 페스티벌 개최는 단순히 팬의 참여를 넘어 범대중적인 참여와 호응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중에서도 ‘STATION’이 '과연!'이라면 고개를 끄덕이게 한 사업이었다면, EDM레이블 론칭 및 페스티벌 개최는 '어라?'라고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사업이었다.

실제 SM은 ‘STATION’의 첫 주자로 나선 태연을 비롯해 에서는 팬층과 대중적인 인기를 모두 누리고 있는 스타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었고, 아니나 다를까 ‘STATION’의 첫 곡 태연의 'Rain'을 비롯해 '에릭남X웬디의 '봄인가 봐', 유영진XD.O.의 'Tell Me', 첸X헤이즈X류재현 '썸타' 등은 큰 히트를 기록했다.

비트버거, 사진=SM엔터테인먼트


문제는 EDM레이블 론칭 및 페스티벌 개최였다. 그동안 f(x)나 히치하이커, 비트버거 등을 통해 꾸준히 일렉트로닉 계열 음악을 선보여왔다곤 하지만 SM은 근본적으로 아이돌 가수를 중심으로 팝과 댄스, 발라드, R&B 등의 대중적인 장르에 기반을 둔 회사다.

이에 제아무리 SM이라고 하더라도 사실상 경험이 전무한 EDM 씬에서 과연 양질의 음악을 선보일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었다.

게다가 EDM페스티벌도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 피 튀기는 레드오션이 된 지 오래로, SM이 아니라 그 누가 뛰어들더라도 기존 페스티벌을 따라잡고 수익을 낼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사업이다.

한 마디로 SM의 EDM레이블 론칭 및 페스티벌은 외부에서 볼 때 장밋빛 청사진이 아닌 불확실성에 근거한 무모한 도전에 가까웠던 셈이다.

하지만 9개월 여가 지난 현재 SM은 이런 예측을 보기좋게 뒤집어 놓았았다.

먼저 지금에 와서 명확해진 것은 STATION과 EDM 레이블은 별개의 사업이 아니라 서로 공생하는 관계라는 것이다. 실제 SM은 STATION을 통해 히치하이커의 ‘$10’를 비롯해 Alesso·첸의 'Years', 비트버거·보아의 'Music Is Wonderful' 등 꾸준히 EDM 계열의 곡을 공개하고 있다.

Alesso·첸 ‘Years’, 사진=SM엔터테인먼트


이런 협력 관계를 통해 STATION은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와 음악을 선보이고, EDM 레이블에서는 안정적으로 자신들의 음악을 홍보하고 알릴 수 있는 시너지를 발생시키고 있다.

또 이렇게 공개된 곡들은 음악적으로도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그 좋은 예가 Alesso(알레소)와 첸이 호흡을 맞춘 'Years'다. Alesso는 의심할 여지없는 정상급 DJ이고, 'Years' 자체도 애초에 높은 인기를 누린 트랙인 만큼 처음부터 곡의 퀄리티는 보장이 된 셈이다.

그렇다고 SM에 해외 유명 DJ에게만 의지해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건 아니다. 해외에서 호평을 받고있는 히치하이커는 말할 것도 없고, 비트버거와 보아가 함께한 'Music Is Wonderful'도 일렉트로닉 뮤직에 팝적인 감성을 적절하게 녹여내며 SM 자체적으로도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일렉트로닉 뮤직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페스티벌 쪽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페스티벌과 차별화를 위해 SM이 선택한 전략은 눈과 귀과 즐거운 페스티벌이었다.

SM은 소속 아티스트의 콘서트에서도 새로운 연출이나 무대장치를 도입하는데 적극적인 회사였다. 그리고 SM은 10월 1~2일 서울 난지 한강공원에서 개최된 '스펙트럼 댄스 뮤직 페스티벌'에서 그동안 쌓은 노하우와 새로운 시도를 모조리 쏟아 부었다.

총 4개로 꾸면진 스테이지에서 메인 무대인 '스타시티 스테이지'는 청중의 폭만큼 꽉 채운 81mX23m 규모의 무대에 최대 높이 36m의 구조물, 총 1,250타일의 LED영상장치를 쏟아부었고, '드림스테이션 스테이지'는 시계탑 세트에 트로피컬한 색감의 날개를 달아 판타지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클럽 네오 정글 스테이지'는 32mX32m 사이즈의 외벽과 비트에 맞춰 움직이는 조명과 장치들이 설치됐으며 '일렉트로 가든 스테이지'는 휴식과 치유의 콘셉트로 해먹 등의 소품과 나무를 이용해 공간을 구성했다.

스펙트럼 댄스 뮤직 페스티벌, 사진=SM엔터테인먼트


현장의 화려함과 디테일한 무대구성, 연출 등은 '스펙트럼 댄스 뮤직 페스티벌'를 본 업계 관계자들도 SNS 등을 통해 이구동성으로 호평을 남기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SM은 수익이 목표가 아니라 양질의 음악과 완성도 높은 공연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EDM 사업을 둘러싼 불안요소를 지워낸 셈이다.

비트버거의 기타리스트로 활동중인 주성민은 "SM은 (그동안 축적해온 경험치로 인해)다양한 음악 장르에 대해서 이해도가 높고 일하는 사람들의 마인드도 열려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말할 것 없이 좋은 퀄리티의 음악을 꾸준히 내놓을 수 있는 것 같다"라고 SM의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 평가했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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