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NC 박석민의 96억 가치 입증한 가을경험

입력 2016-10-2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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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가 열렸다. 7회말 2사 1루에서 NC 박석민이 LG 선발 허프를 상대로 좌월 투런 홈런을 쏘아올린 뒤 그라운드를 돌며 환호하고 있다. 마산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NC 박석민(31)은 지난해 말 FA(프리에이전트) 역대 최고액인 4년 최대 96억원에 이적했다. 수준급 타선을 보유한 NC로서는 타선에 방점을 찍은 셈이었다.

박석민에겐 NC에 필요한 장점이 하나 있었다. 누구보다 풍부한 ‘가을야구’ 경험이다. 2011년부터 5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 4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우승이라는 업적을 거둔 삼성에서 뛰며 큰 경기에 익숙해져 있었다.

지난해 KS까지 포스트시즌(PS) 출장 경기수만 50경기에 이를 정도. 단순히 박석민이 타선에 더할 가치 이상의 무언가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2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PO)에서 NC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양팀 선발투수의 호투로 팽팽한 0의 균형이 계속되던 7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석민은 호투를 이어가던 LG 선발투수 데이비드 허프를 상대로 벼락 같은 2점홈런을 터뜨렸다. 볼카운트 1B-2S에서 몸쪽 높게 들어온 6구째 148㎞짜리 직구가 박석민의 스윙 궤적에 제대로 걸렸다.

맞는 순간 박석민은 손을 번쩍 들었다. 1회부터 3회까지 매이닝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실점을 막아냈던, 이후 안정감을 찾아 4~6회를 삼자범퇴로 막았던 허프의 실투 하나를 놓치지 않았다.

우타자 상대로 ‘극강’인 허프의 체인지업을 제대로 쳐낸 타자는 2회 선두타자 이호준밖에 없었다. 박석민 역시 공략에 실패하고 있었다. 2회 높은 직구를 쳤다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그는 5회에는 바깥쪽 체인지업을 건드렸다 2루수 앞 땅볼에 그쳤다. 3번째 타석에서 한 방으로 허프를 무너뜨렸다.

박석민의 개인통산 PS 5번째 홈런이자, NC 소속으로 터뜨린 첫 홈런이었다. 결승 투런포의 주인공이 된 그는 PO 2차전 데일리 MVP를 수상했다.

경기 후 박석민은 “포스트시즌이라고 긴장되는 건 없었다. 포스트시즌은 수비가 우선이고, 방망이는 운인 것 같다. 투수들이 좋기 때문에 타자가 지는 게 정상이다. 수비에서 실수를 안 하는 게 중요하기에 그걸 집중적으로 대비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홈런 상황에 대해선 “허프가 몸쪽을 잘 던지는데 가운데로 몰리면서 실투가 나왔다. 사실 1차전 첫 타석에 센터 쪽으로 간 타구가 맞는 순간 홈런이라고 생각해 손을 들었다 잡혀서 오늘은 손들고 ‘넘어가라’고 했는데 넘어가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대형 FA 계약 이후 큰 경기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그는 “부담감보다는 책임감이 맞는 것 같다. 이거 하나 쳤다고 전부라고 생각 안한다. 경기가 많이 남았기 때문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2경기 연속 타선이 다소 침체됐지만 박석민은 “타격감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좋았다고 생각한다. 상대 투수가 잘 던져서 못 쳤다. 2승을 했는데 더욱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할 것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마산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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