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빅뱅 ‘라스트댄스’, 끝 아닌 돌아오겠단 약속인 이유

입력 2016-12-15 10: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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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빅뱅 ‘라스트댄스’, 끝 아닌 돌아오겠단 약속인 이유

8년 만의 정규 3집 그리고 2년에 걸쳐 ‘MADE' 시리즈를 완성한 그룹 빅뱅은 풀리지 않았던 어려운 숙제를 마친 듯 보였다. 대성의 경우 “시간 내에 완성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컴백 소감을 전할 정도다.

세 개의 신곡에 대한 반응은 예상대로다. 국내 차트 1위~3위를 싹쓸이했고 해외에서도 아시아 대표 가수다운 주목을 받고 있다.

맏형인 탑이 2017년 2월 입대를 앞두고 있어 사실상 빅뱅 완전체는 정규 3집 활동을 끝으로 잠정 중단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빅뱅은 ‘꼭 다시 돌아옵니다’라고 확신하고 직언하지 않았다. ‘사람 일은 모른다’를 전제로 ‘뭉치고 싶다’고 말할 뿐이다.

더블 타이틀 곡 중 하나인 ‘LASTDANCE(라스트 댄스)’는 영어 ‘LAST’가 지닌 마지막이란 의미 때문에 빅뱅이 선사하는 이별곡으로 풀이된다. 물론 ‘라스트 댄스’ 가사를 살펴보면 향수, 상실, 외로움, 불안함이 묻어난다. 그럼에도 “나는 이 노랠 부르며 너에게 돌아갈 거야. 아름다웠던 그댈 다시 볼 수 있다면 너와 이 노랠 들으며 마지막 춤을 출 거야. 이 순간을 기억해. 언제까지라도 Just one last dance”라고 곡을 마무리한다. 무려 10년 세월을 음악으로 대중과 소통해 왔던 빅뱅이, 기약 없는 이별을 앞두고 남긴 메시지인 셈이다.

빅뱅 역시 군 입대가 그룹의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임을 넌지시 이야기했다. 입대 시기가 가장 느릴 수밖에 없는 막내 승리조차 “빅뱅 10주년 메이드 프로젝트 드디어 마무리 짓는 풀 앨범이 발매됐다. 빅뱅에게 정규는 8년 만이다. 이번 활동이 다섯 명이 완전체로 활동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고 당분간은 볼 수 없다는 점이 서운하다.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현실적인 각오를 전했다.


B1> 데뷔 10년차에 정규 3집이다.

“우리 멤버들이 시간 개념이 없다.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바쁘게 활동했고 계속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 콘서트 투어를 하고 자고 일어나면 어디인지 잘 모를 때도 있다. 빅뱅이 10년 됐다는 것도 사람들이 말을 해줘서 인지할 정도다. 지금이라도 8년 만에 정규가 나와서 우리도 굉장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 정도면 10주년에 Masterpiece(마스터피스, 걸작)처럼 사람들에게 선보일 수 있겠다는 자신이 있어서 발표했다.” (지드래곤)

B2> 이번 앨범에는 인트로가 없다.

“인트로도 없고 아웃트로도 없다. (웃음) 생각지도 못했다” (태양)

“그러네... 인트로가 없네. ‘M’ ‘A’ ‘D’ ‘E’ 싱글 네 개를 내고 총 8곡에 신곡을 추가해서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 게 계획이었다. 이 구성만 생각하다보니 인트로 작업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미리 작업해놓은 곡들과 중간 중간 새로 작업한 더 좋은 곡을 추가하는 식으로 작업이 이뤄졌는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버렸다. 인트로는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역할인데 나의 경우는 인트로를 오히려 앨범을 다 만들어 놓고 마지막에 작업을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지드래곤)

B3> 타이틀곡 ‘라스트 댄스’는 빅뱅의 이야기인가.

“진심을 담았다. 현재 우리가 느끼고 있는 심정이다. 나는 가사를 쓸 때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인데 오히려 ‘라스트 댄스’ 가사는 술술 잘 완성됐다. 친구들에게 하는 말처럼. 우리도 30대를 바라보게 됐다. 만나는 사람도 줄어들고 늘 함께 있는 사람들하고만 지낸다. 녹음 디렉팅을 할 때도 멤버들에게 ‘노래를 잘 부르려고 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기교 부리지 말라고. 가사에 맞게 말하듯이 덤덤하게 불러달라고 했다. 감정에 신경을 쓴 노래다.” (지드래곤)

B4> ‘라스트댄스’를 들어보니 불안해하는 거 같다.

“시기도 시기인 만큼 정서적으로 우리는 늘 불안하다. (웃음)” (탑)

“탑이 항상 불안해한다. (웃음) 언제까지 우리가 잘 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잘 알고 있는 부분이고 올라간 만큼 내려갈 수도, 또 다시 올라갈 수도 있다. 하지만 초조해하기보다는 사람 일은 모른다는 걸 편안하게 가사로 풀어봤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는 거지 않나. 이제 데뷔 11년째가 된다. 또 1이라는 숫자가 시작된다. 빅뱅의 다음 10년은 아무도 모른다. ‘받고 있는 이 사랑들이 다 날아가 버리면 내가 어떻게 될까’를 상상 해보기도 한다. 그래도 결론은 ‘우리의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는 거다.” (지드래곤)

B5> 활동하면서 위기를 느낀 적이 있나.

“가장 큰 장점이 멤버들 성격이 다 다르다는 거다. 서로 이해해주고 부족한 걸 채워간다. 진지하게 다투거나 싸운 적이 없다.”(탑)

“위기를 느끼지 않는다. 멤버들이 일단 다 긍정적이다. 일부러 부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잘 될 거야’라고 생각하니까 잘 돼 왔다. 해체된 선, 후배들을 보면 만감이 교차한다. 우리도 그렇게 안 되기 위해서 서로 양보하고 존중하고 위해주고 사랑하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인복이 좋다. 내 경우 승리, 탑, 태양, 대성을 만난 게 복이다.” (지드래곤)

B6> 수록곡 ‘걸프렌드’는 팬들을 위한 노래인가.

“팬들을 생각하면서 썼다.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다. 달콤한 감성이 담겨 있다.” (탑)

“빅뱅 초기에 했던 느낌이 난다. 향수가 있는 곡이다. ‘M’ ‘A’ ‘D’ ‘E’ 프로젝트를 하면서 들어가야 할 노래였는데 당시 곡마다 다른 장르, 느낌을 주고자했고 ‘걸프렌드’가 자리를 찾지 못했었다.” (지드래곤)


B7> 2012년부터 월드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규모가 커진다. 두 번째 투어로는 150만 명 관객과 만났다. 특별한 팬서비스가 있나.

“빅뱅의 시작은 국내에서부터였다.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했고 우리가 데뷔했을 때만해도 SNS 문화가 없었다. ‘판타스틱베이비’(2012) 즈음부터 SNS가 활발해지더니 각국에서 문화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뮤직비디오를 해외 팬들이 쉽게 보게 되면서 우리의 팬덤이 생긴 거 같다.” (승리)

“SNS로 하는 소통이든 투어든 우리는 팬들에게 친근해지려고 한다. 친구처럼. 각국의 언어로 소통하려고 하니까 해외 팬들도 예쁘게 봐주시는 거 같다. 콘서트 중에는 팬들이 하나하나 던지는 말을 캐치해서 답해주기도 한다. 또 콘서트 투어를 하면서 느낀 건 돔, 경기장으로 콘서트 규모가 커지면서부터는 전광판으로만 우리를 보게 되고 시야제한석에까지 오신다. 우리는 다른 팬서비스보다 끝에 있는 관객에게까지 가려고 노력한다. 우리 콘서트의 핵심 중 하나다. 에너지 소모는 크지만” (지드래곤)

B8> 10주년도 마무리돼간다. 이제 11년째 가수다.

“감사하다. 10년 동안 음악을 하면서 가수로서 생활 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인데 우리는 많은 분들의 사랑까지 받는다. 큰 한 페이지를 넘기고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는 시기다. 개인적으로도 새로운 성장을 해야 할 때다. ‘앞으로 우리가 어떨 것이다’라는 말보다는 차례대로 군대를 가게 돼 시간이 걸릴 지라도 돌아왔을 때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만들면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태양)

“지금까지 재미있고 알차게 빼곡 빼곡 써내려온 거 같다. 늘 좋은 일만 있었던 것도 아니고 문제를 이겨내기도 했고 음악적으로도 성장했다. 조금 더 어른스러워지기도 했다. 알차게 페이지를 채웠다. 잠깐의 공백기에는 백지가 되겠지. 그 다음 페이지를 어떻게 쓸 지는 우리의 숙제다.” (지드래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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