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적 뮤지컬 ‘더 데빌’ 2017년 2월 재탄생

입력 2016-12-19 14: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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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알앤디웍스

창작뮤지컬 ‘더 데빌’이 2017년 2월에 돌아온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역작 ‘파우스트’를 오마주한 창작 록 뮤지컬 ‘더 데빌’은 블랙먼데이로 모든 걸 잃고 좌절한 존 파우스트 앞에 성공을 미끼로 유혹하는 X가 등장해 존 파우스트의 선택을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하면서 이르는 결말에 대한 이야기.

파우스틔 선택으로 인해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인간의 욕망과 선택, 선과 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강렬한 메시지를 담았다.

이지나 연출의 ‘새로움’에 대한 목마름으로 시작됐다. 이 연출은 “스토리텔링보다는 넘버와 각 장면의 이미지들을 통해 마치 한 편의 쇼를 보는 것 같은 작품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이처럼 ‘더 데빌’은 완벽한 기승전결의 구조 혹은 논린적이며 서사적 형태의 작품들과는 거리과 멀다.

또한 별도의 무대 전환 없이 조명만을 사용해 단순하면서도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였고 드라마적 부분보다는 상징적인 이미지와 가사, 음악에 집중했다.

이에 2014년 초연 당시 ‘파격적인 창작극’, ‘불친절하면서도 난해한 작품’이라는 엇갈리는 평가를 받으며 최고의 문제작으로 손꼽혔다.

이에 만 2년 만에 돌아오는 ‘더 데빌’은 친절하고 명확하게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변화를 시도했다.

● 캐릭터의 재구성, 3인극에서 4인극으로!

재연을 통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기존의 3인극이었던 작품을 4인극으로 바꾼 것이다. 연출과 함께 작품의 대본 집필을 맡고 있는 이지나 연출은 “본디 빛과 어둠은 하나의 존재이며 ‘인간의 내면은 어느 쪽을 선택하는가?’라는 주제에 맞게 X를 하나의 캐릭터로 두고 한 명의 배우가 연기했으나 이번 재연에서는 분리된 두 개의 캐릭터 X – White와 X – Black으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이는 관객들에게 더욱 명확하게 선과 악의 존재, 그리고 그들이 존과 그레첸이라는 인물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X – White는 선한 인간은 어떠한 유혹과 충동 속에서도 결국 다시 선한 길을 택한다고 믿는 선(善)을 상징한다. 반면 X – Black은 아무리 선한 인간일지라도 욕망은 결국 악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고 믿는 악(惡)을 상징하며 캐릭터의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 중독성을 강화한 업그레이드된 음악, 장면의 상징성 강화

이어 주목할 점은 바로 음악이다. ‘더 데빌’의 강렬한 넘버들은 각각의 캐릭터와 일치되어 욕망과 파멸이라는 주제 그 자체가 된다. 이처럼 음악과 작품 구성의 완벽한 조화를 이끌어 낸 초연 크리에이티브팀인 이지나 연출과 작곡, 작사를 담당한 Woody Pak(우디 박), 이지혜 콤비가 다시 한 번 뭉쳐 화제다.

클래식 선율과 강렬한 록 사운드가 만나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더 데빌’의 음악은 2015년 제 9회 더 뮤지컬 어워즈 작곡작사상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이번 재연 무대에서는 캐릭터 X가 둘로 나뉜 만큼 새롭게 추가되는 새로운 넘버를 만날 수 있다. 또한 기존 넘버 중 70% 이상을 재편곡해서 선보이며 ‘더 데빌’ 특유의 몽환적이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여기에 초연 당시 논란이 됐던 장면들은 넘버와 넘버 사이 드라마로 삽입한다. 순화하여 선보이는 장면들은 상징성이 강화되어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 또한 두 캐릭터 X가 벌이는 내기의 대상이 된 존 파우스트는 마음 속에 내재된 욕망과 쾌락에 탐닉하고자 하는 보편적인 유혹과 갈등을 대변하고, 용서와 희생으로 구원 받는 그레첸의 이야기가 간결한 구조로 펼쳐진다.

2017년의 문을 화려하게 열 문제적 뮤지컬 ‘더 데빌’은 2월 14일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개막하며, 오는 1월 초 첫 번째 티켓 오픈을 예정하고 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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