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알자지라행

입력 2017-01-0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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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스포츠동아DB

전북현대 윙 포워드 레오나르도(31·브라질)가 아랍에미리트(UAE) 알 자지라 입단을 확정했다고 1일(한국시간) ‘더 내셔널’, ‘걸프뉴스’ 등 현지 주요 매체들이 보도했다. 레오나르도측과 전북 구단도 “사실상 합의가 끝났다. 현지 언론 보도로 상황이 조금 꼬이긴 했지만, 이적이라는 큰 그림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고 밝혔다.

사실 레오나르도의 이적 소식은 깜짝 뉴스가 아니다. 최종 기착지만 제외하면, 아주 오래 전부터 교감이 있었다. 시기가 문제였을 뿐이다. 지난해 7월 전북과 2년 계약연장에 합의한 레오나르도는 2017시즌까지 잔류할 수 있었지만, 오랜 고민 끝에 이적으로 마음을 굳혔다. 최근 엄청난 물량공세를 퍼붓는 중국에서의 러브 콜도 있었으나 중동의 움직임이 훨씬 활발했다. 특히 알 아흘리(UAE), 알 샤밥(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적극적이었다. 이 중 알 아흘리는 전북의 신예 권경원을 영입해 상당한 재미를 본 터라 ‘검증된 골잡이’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결정적 키를 쥔 것은 상대적으로 늦게 영입전에 뛰어든 알 자지라였다. 좀더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2012년 전북 유니폼을 입은 레오나르도는 2016시즌을 시작하며 한 가지 뚜렷한 목표를 세웠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타이틀이었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3연패도 중요했지만, ‘숙원’인 아시아 평정이 최우선이었다. 만약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번에도 놓쳤다면 오히려 잔류할 확률이 높았다는 후문이다.

전북에 대한 레오나르도의 애착은 상상 이상이다. 둘째 딸 가와니(2)가 태어난 곳도 전주인데다, 가족도 한국생활을 아주 즐긴다. 그러나 그는 한국인이 될 수 없다. 이제는 은퇴도 함께 준비해야 했다. 더 좋은 조건이 오면 떠나는 것이 당연했다. K리그 외국인선수들 중 가장 좋은 조건으로 뛰고 있다고 하더라도, ‘오일머니’로 무장한 중동 클럽들의 구애를 차버리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중국은 가족이 머물기에 큰 매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알 자지라에서 보장하는 최소 몸값이 300만유로(약 38억원)를 훨씬 초과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전북은 철저히 레오나르도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도록 했다. 잔류도, 이적도 스스로 매듭지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남는 것도, 떠나는 것도 전부 선수의 자유”라고 말했었다. 지난달 일본에서 벌어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을 마친 뒤 미국에서 가족과 휴가를 즐기던 레오나르도는 크리스마스 직후 UAE에 도착해 계약서에 서명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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