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불참 주권, kt 첫 번째 토종에이스를 향해

입력 2017-01-0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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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은 kt가 절실하게 필요한 토종 에이스가 될 수 있는 가장 앞서있는 후보다. 2016년이 그 가능성의 시작이라면 2017년은 풀타임 선발투수로 진가를 입증할 수 있는 기회다. 스포츠동아 DB

kt 김진욱 감독은 조범현 전 감독과 투수와 포수 출신이라는 큰 차이만큼이나 색깔과 스타일이 다르다. 조 전 감독이 강렬한 카리스마를 가진 빈틈없는 전략가라면, 김 감독은 온화해 보이는 이미지가 강점이다.

그러나 두 사령탑이 각각 다른 시각으로 진단한 kt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가장 절실한 숙제로 꼽은 것은 동일하다. 조 전 감독은 지난 2년간, 김 감독은 취임과 함께 kt의 미래와 현재를 위한 가장 절실한 숙제는 확실한 토종 에이스 보유라고 강조했다.

최근 좋은 성적을 올린 구단의 공통점은 수준급 토종 에이스와 성공적인 외국인 투수 스카우트가 동시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kt 역시 하위권 탈출을 위해서는 두 가지 모두 지금까지와는 달리 분명한 성과를 올려야 한다.

현재 kt 전력 중 토종 에이스 후보로 첫 손가락에 꼽히는 주인공은 우완 투수 주권(22)이다.

조 전 감독이 2년간 선발투수로 성장시키기 위해 큰 공을 들인 주권은 현 상황에서 김 감독이 보유한 유일한 완성형 우완 선발투수다. 주권의 강점은 날카로운 제구와 다양한 변화구 구사능력이다. 포심, 투심 패스트볼을 중심으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에 커브도 던진다.

kt 주권. 스포츠동아DB


지난해 5월27일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데뷔 첫 승을 무사사구 완봉승으로 거둔 후 자신감 있는 투구가 빛을 발하며 시즌 최종 6승을 거뒀다.

1995년 중국에서 태어난 주권은 재중동포로 2005년 한국으로 이주해 2007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중국야구협회(CBAA)와 존 맥라렌 중국국가대표 감독은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위해 여러 채널을 통해 주권의 중국대표팀 승선을 요청했다. 그러나 주권은 구단을 통해 이를 정중히 사양했다. 주권은 “2017년 팀을 위해 열심히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2016년 처음으로 시즌 초중반부터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아직 경험이 적어 내년시즌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권은 아직 kt에서 기록이 나오지 않고 있는 국내파 투수 시즌 10승을 위해 뛰고 있다. WBC는 프로야구선수에게 매우 의미가 큰 대회지만 주권은 kt의 첫 번째 토종 에이스가 첫번째 선택이었다. 묵묵히 땀을 쏟고 있는 주권은 나이에 비해 훨씬 진중한 성격이다. 속뜻을 잘 내비치지 않지만 주위에서는 ‘주권의 진짜 꿈은 대한민국대표팀 태극마크다’는 말이 많이 나온다. 2017시즌 더 큰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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