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대 성장’ 불황의 시대…편의점·복합몰이 미래다

입력 2017-01-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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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

■ 2017년 유통업계 기상도

유통업계 신년사 저성장 시대 ‘생존’ 화두
1인 가구 증가…편의점 성장세 지속 전망
오프라인 쇼핑도 복합쇼핑몰로 활로 모색

2017 정유년 닭의 해가 밝았다. 올 유통업계 기상도는 그리 밝지 않은 것이 사실. 소비위축 속 힘든 한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그나마 편의점과 복합쇼핑몰의 성장이 예견되는 모양새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의 ‘2017년 소매경기 전망’과 각 유통업계 신년 자료 등을 통해 2017 유통업계를 전망했다.


● 소비위축, 힘든 한해 예상

유통업계의 가장 큰 적은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위축이다. 이는 정세가 불안할 때 극대화되는데 가급적 지갑을 닫고 소비를 줄이겠다는 심리가 커지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정치이슈로 인한 경기침체와 함께 내수시장이 위축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로 대표되는 글로벌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해외시장 활로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 중국의 사드 보복이 점점 가시화되는 것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유통업계 종사자 215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60%가 내년 소매시장 성장률이 0∼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유통업계 수장들은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는 가운데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질적 경영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고,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역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룹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2017 부각 업태, 편의점·복합몰 고성장 지속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던가. 저성장 기조가 굳어지는 상황에서도 성장세가 두드러질 업태가 있으니 바로 편의점과 복합쇼핑몰이다.

편의점은 지난해 오프라인 업태의 부진 속에서 유일하게 성장가도를 달리며 3만점 시대를 열었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포장 상품의 확대, 경기 불황 및 저성장 고착화에 따른 가성비 트렌드의 정착으로 성장세는 최소 2∼3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거리 하나에 3∼4개의 점포가 들어서면서 전국 편의점 수가 3만개를 넘어서는 편의점 전성시대가 도래했다”며 “유통산업 전반에 대한 규제 환경과 높은 인구 밀도 등을 고려할 때 편의점 업태의 고성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복합쇼핑몰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지난해 9월 개점한 스타필드 하남을 시작으로, 올해 롯데·현대·신세계 등 일명 ‘유통 빅3’가 잇달아 출점을 앞두고 있어 본격적인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 고양시 원흥, 전라북도 군산에 각각 프리미엄아울렛을 열 계획. 신세계는 올 상반기 중 고양시 삼송지구에 ‘스타필드 고양삼송’을 오픈한다. 현대 역시 서울 문정동에 ‘현대시티아울렛 가든파이브점’ 오픈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초대형 쇼핑몰을 연이어 선보이는 것은 복합쇼핑몰에서 오프라인 쇼핑의 미래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 가격경쟁으로 온라인을 넘을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오히려 규모를 앞세운 초대형 점포를 선보이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이는 지난달 대구 신세계 오픈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사장의 말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오프라인 쇼핑의 미래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체험과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복합쇼핑몰”이라고 답한 것. 장 사장은 “단순히 쇼핑을 위한 물건만 판다면 고객들이 찾아올 필요가 없다”며 “온라인에서 줄 수 없는 여러 가치와 체험이 오프라인의 경쟁력이 될 것이고, 최소 2만5000평 이상의 대형 점포를 지어야 다양한 서비스 공간을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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