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패신저, 기타와 목소리 그리고 유머로 부린 마법

입력 2017-01-08 12: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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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M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패신저(Passenger)의 내한공연을 찾은 관객들은 아무래도 그의 메가 히트곡 ‘렛 허 고(Let Her Go)’를 통해 그를 알게 됐고, 또 그 곡을 듣기 위해 온 사람이 많을 것이다.

심지어 패신저 스스로도 “패신저라고 해서 밴드라고 생각하는데 나 혼자다. 유명한 곡이 한 곡 있다. 그리고 그 곡은 겨울왕국 OST(‘렛 잇 고 Let It Go’)가 아니다”라고 농담할 정도로 패신저와 ‘렛 허 고(Let Her Go)’는 떼어 놓고 생각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게 ‘렛 허 고(Let Her Go)’가 그의 음악의 전부라는 뜻은 아니다.

패신저는 1월 7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진행된 첫 내한공연을 통해 ‘렛 허 고(Let Her Go)’가 자신을 대표하는 곡이긴 하지만, 결국 이 역시도 그가 지닌 여러 가지 아름다운 음악중 하나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거듭 말하지만 패신저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탄 건 ‘렛 허 고(Let Her Go)’ 덕분이다.

2017년 1월 8일 기준, 유튜브에서 12억7266만3702회의 조회수를 기록 중인 ‘렛 허 고(Let Her Go)’의 뮤직비디오는 이날까지 유튜브를 통틀어 45개뿐인 10억뷰 돌파 비디오 중 하나이자, 23번째로 많이 본 영상이다.

즉 ‘렛 허 고(Let Her Go)’는 패신저가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셈이다.

패신저 역시 공연 중 ‘렛 허 고(Let Her Go)’를 연주한 후 “이 노래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그것은 정말 대단한 경험이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리 ‘렛 허 고(Let Her Go)’가 유명하다고 해도 콘서트 내내 이 곡 하나만을 연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패신저가 전 세계를 돌며 콘서트를 개최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렛 허 고(Let Her Go)’ 못지않게 아름다운 음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내한공연도 이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날 공연에서 패신저가 무대로 가지고 올라온 건 딱 3가지였다. 자신의 기타와 목소리, 위트 넘치는 입담이 그것이다. 그리고 공연장을 음악과 사람들의 환호, 웃음으로 가득 채우는 마법을 부리기에는 이 세 가지면 충분했다.

실제 이날 공연은 약 1시간 반에 걸쳐 기타와 목소리만으로 이뤄진 음악이 이어졌지만, 이들 음악은 모두 제각각의 감성과 감정, 에너지를 지니고 있어 잠시도 지루할 틈을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단출하기 때문에 더욱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이런 에너지와 감성들은 듣는 이에게 본능적인 희로애락의 감정기복을 선물했다.

여기에 패신저의 유쾌한 입담과 절묘한 가사 바꿔 부르기는 틈틈이 웃음을 유발하며 친근함과 공연의 몰입감를 더했다.

단 한 번의 내한공연으로 그의 모든 것을 보여 줬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날 공연은 분명 패신저의 많은 것으로 알게 해준 공연이었다.

감성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음악들과 그에 반해 넘치는 흥, 게다가 공연 도중 “난 지금 매우 배가 고프다”라고 외치더니, 공연이 끝나자마자 인근 라멘집으로 달려가는 친근함까지 -당시 기자도 우연찮게 같은 라멘집에 있어, 라멘과 소주를 찾는 패신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많은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앞으로 두 번째, 세 번째 공연도 보고 싶다는 바람이 들게 하기 충분한 첫 내한공연이었고, 또 정말로 그럴 것 같은 예감이 들게 하는 패신저였다.

●이하 셋리스트

1. Somebody's Love
2. Life's for the Living
3. If You Go
4. Anywhere
5. Everything
6. Travelling Alone
7. The Sound of Silence
8. I Hate
9. Young as the Morning Old as the Sea
10. Beautiful Birds
11. Let Her Go
12. Ain't No Sunshine
13. 27
14. Scare Away the Dark
15. Home
16. Holes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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