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캡처] ‘재심’ 정우-강하늘, 친해서 가능한 ‘디스 토크’

입력 2017-01-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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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36)와 강하늘(27)은 막역하다. 9살 차의 두 사람은 시대를 넘어 함께 노래하고(쎄시봉) 얼음나라까지(꽃보다청춘 아이슬란드) 다녀온 사이다. 무대에 함께 섰을 때 전혀 어색함 없이 친숙한 투샷의 정우와 강하늘. 이번에는 2000년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재심’으로 재회했다.

인연의 시작점은 영화 ‘쎄시봉’이다. 정우와 강하늘은 무교동을 주름잡던 음악감상실 쎄시봉과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은 단 한명의 뮤즈 그리고 첫사랑의 기억을 담은 영화 ‘쎄시봉’에서 각각 젊은 오근태와 윤형주를 연기했다. 두 사람은 송창식 역할의 조복래와 함께 쎄시봉 트리오로 호흡을 맞추며 환상의 하모니를 그려냈다.

‘쎄시봉’으로 닿은 인연은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으로 이어졌다. 정우와 강하늘은 2016년 2월 종영한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편에서 실제 절친인 정상훈 조정석과 아이슬란드로 떠났다. 네 남자는 소소한 배낭여행기를 통해 작품 밖의 진솔한 모습과 끈끈한 우정으로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재심’은 정우와 강하늘이 손잡은 세 번째 작품. 2000년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 ‘재심’은 목격자가 살인범으로 뒤바뀐 사건을 소재로 변호사 준영과 살인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보낸 현우가 다시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정우와 강하늘은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진행된 영화 ‘재심’ 제작보고회에서 “예능을 포함해 세번째 재회”라는 언급에 “세보지 않았는데 벌써 세 번째구나”라면서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정우는 “‘쎄시봉’ 때나 ‘재심’ 때나 강하늘은 변한 점이 없다. 작품에 임하는 자세와 태도 그리고 열정에 있어서 에너지가 전보다 더 커졌다. 캐릭터를 분석하는 것에 있어서 좀 더 깊어진 느낌이 들었다”며 “호흡을 맞추면서 자신의 연기에 대한 확신이 쌓인 느낌을 받았다. 내가 강하늘에게 에너지를 받기도 했다”고 강하늘의 열정을 칭찬했다.

그러나 이내 절친이기에 가능한 ‘디스 토크’가 이어졌다. 정우는 “‘재심’ 촬영을 앞두고 걱정되는 마음에 강하늘에게 조언했다. 그런데 촬영하고 나서는 ‘굳이 왜 조언했지? 나나 잘할걸’ 싶더라”고 셀프 디스해 웃음을 자아냈다. 형의 뜻밖의 자아성찰에 강하늘은 안절부절했다.

강하늘이 “‘쎄시봉’으로 만났을 때 형에게 제일 먼저 팬이라고 밝혔다. 형이 출연한 영화 ‘바람’과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여러번 돌려봤다”고 말하자 정우는 “도대체 네가 팬이 아닌 선배는 누구니?”라고 태클을 걸었다.


정우의 장난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강하늘이 “‘쎄시봉’ 때는 형과 작품을 같이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꽃청춘’ 때는 나이를 떠나서 친구가 된 느낌이었다”고 털어놓으니 정우는 또 “그래서 그때 나에게 욕 한거야?”라고 농담을 던졌다. ‘꽃청춘’ 방송 당시 정우는 여행 마지막날 밤 평소 착하고 바른 이미지인 강하늘에게 “제발 욕 한 번만 해줘”라고 애걸복걸해 독설을 들은 바 있다. 이를 재치 있게 언급한 셈이다.

정우의 방해(?)에도 꿋꿋이 다시 말을 이은 강하늘은 “‘재심’에서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정우 형에게 많은 것을 받았고 촬영할 때도 편했다. 형에게 고마운 부분이 많다. 나를 동생이 아니라 ‘현우’로 대해준 것 같아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정우는 “함께한 작품 수가 늘어나다 보니까 강하늘과 개인적으로 많이 편해졌다. 부정이 아닌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재심’ 촬영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클라이막스에서 극 중 강하늘과 감정적으로 치닫는 장면이 있다. 이 신에서 내가 강하늘의 뺨을 때린다. 당시 내가 욕심을 많이 부려서 테이크를 많이 갔다”며 “그런데 강하늘이 한 스무번 정도 뺨을 맞으면서도 특유의 웃음을 잃지 않더라. 고맙고 미안했다. 배우로서 사람으로서 됨됨이가 좋다고 생각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미담제조기’ 강하늘의 미담이 또 하나 추가되는 시간이었다.

정우와 강하늘의 우정과 열연이 빛나는 ‘재심’은 2월 개봉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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