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스터·바퀴달린 운동화·LED 아동화…뜨는 복고마케팅 “이번엔 2000년대”

입력 2017-01-1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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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2000년대.’

유통업계가 2000년대 향수에 흠뻑 젖어있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야기한 1980∼90년대 문화가 이제는 좀 더 진보한 2000년대로 옮겨온 듯한 느낌이다.

우선 포켓몬스터 캐릭터 ‘피카츄’의 부활이 눈에 띈다. ‘피카츄’는 90년대 후반 닌텐도 미니게임기 게임보이의 소프트웨어로 출시된 포켓몬스터의 주인공 캐릭터. 지난해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로 부활해 어린이는 물론 어린 시절 포켓몬스터를 보고 자란 어른들까지 모두에게 친숙한 국민 캐릭터가 됐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대표적으로, ‘피카츄’를 활용한 상품을 내놓고 판매 중이다. 겨울철 먹거리인 찐빵부터 도시락·떡볶이·다이어리 등이 대표 상품. 특히 10만개 한정으로 선보인 ‘피카츄 찐빵’은 완판돼 2만5000개 추가 물량을 준비했지만 이마저도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피카츄 도시락’은 피카츄 캐릭터 모양을 표현한 돈까스·스파게티·샐러드·감자튀김 등으로 구성돼 더욱 눈길을 끈다.

액세서리 영역도 예외가 아니다. 이랜드월드의 주얼리 브랜드 ‘오에스티’가 포켓몬코리아와 협업해 포켓몬 캐릭터를 이용한 패션 손목시계 및 실버 주얼리 상품을 내놓은 것. 포켓몬 캐릭터 ‘피카츄’와 ‘푸린’을 활용한 시계 상품과 ‘피카츄’ 뒷모습, 옆모습이 묘사된 팬던트 목걸이가 대표 상품이다.

이들 상품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유되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세븐일레븐 측은 “현재 어린이부터 과거 어린시절 피카츄를 좋아했던 어른까지 10∼30대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며 “캐릭터 상품을 수집하는 고객도 있는 만큼, 향후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 구성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 2003년 가수 세븐이 무대에서 신으며 유명세를 탔던 바퀴달린 운동화 ‘힐리스’도 인기몰이 중이다. 신발 밑창에 바퀴가 달려있어 인라인 스케이트처럼 미끄러지듯 탈 수 있는 것이 특징. 지난달 롯데마트가 저가형 ‘힐리스’ 제품인 ‘팝 바이 힐리스’를 전국 42개 점포에서 5000여족을 직접 소싱해 판매했는데 금세 완판됐다. 또 걸을 때마다 불이 들어오는 ‘LED발광 아동용 운동화’도 온라인쇼핑몰을 중심으로 다시 인기몰이 중이다.

이처럼 90년대 말 및 2000년대 등 비교적 가까운 과거를 추억하는 분위기는 최근 젝스키스·SES 등 당시 인기가수들의 컴백,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10주년 등 사회·문화적인 현상과도 맥을 함께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으로 과거에 즐겼던 문화의 흔적을 되새김질하고, 이를 통해 잊었던 과거의 감성과 꿈을 반추하는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즉 현실의 삶이 고단한 대중들이 위로 받을 안식처를 찾기 위해 기억을 과거로 되돌리고 있고, ‘그때 그 시절’에 대한 추억이 팍팍한 현실을 잊게 해주는 원동력이 된다는 분석이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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