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의 성패가 완전히 갈렸다. 공유(왼쪽 사진)는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와 흥행을 거뒀고, 이민호는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제공｜문화창고
공유, 연기력·패션 등 화제성지수 1위
이민호, ‘꽃남’ 등 전작 그늘 못 벗어나
공유와 이민호. 닮은 구석이 참 많다. 큰 키와 잘 생긴 외모 등은 물론이고 두 사람은 최근작인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 속에서 시간을 거슬러 먼 과거와 현재를 바쁘게 오갔다. 하지만 이들은 전혀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쪽은 ‘찬란하게’ 진화했고, 나머지 한쪽은 제자리걸음에 그쳤다는 평가다.
그 무대는 ‘시청률 제조기’로 유명한 김은숙 작가와 박지은 작가의 이색 대결 구도라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케이블채널 tvN ‘도깨비’와 SBS ‘푸른 바다의 전설’. 이제 종영까지 4회분을 남겨뒀다. 두 한류스타의 대결로도 관심을 끌었던 공유와 이민호의 ‘빅 매치’는 아쉽게도 공유의 압승으로 막을 내릴 전망이다. 시청률, 화제성, 연기력, 호감도, 패션 등 모든 면에서 공유가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 ‘도돌이표’ 이민호
아쉽고 또 아쉬울 뿐이다. 방송 전 이민호에 대한 기대치는 최고조로 달아올랐다. 하지만 실망감으로 바뀐 건 한 순간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여심을 저격한 ‘송중기→박보검’을 잇는 주자로 두 말 없이 이민호가 꼽혔다. 누구나 한 번쯤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전지현이 상대역이고,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 대본을 쓴 박지은 작가가 지정한 남자주인공이었기에 흥행은 보장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막상 방송이 시작되고 나서 시청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드라마 성패를 떠나 이민호의 연기는 데뷔작인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와 전작 ‘상속자들’의 김탄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오죽했으면 3년 전 방송한 ‘상속자들’ 속 김탄이 다시 등장했다는 소리까지 나왔을까.
이민호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열혈 팬들은 제외하더라도 시청자는 하나같이 이민호의 연기에 크게 실망했다. 카메오로 출연한 조정석과 비교되기까지 했다.
사실 이민호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제2의 별그대’를 기대하며 입대 전 마지막 작품으로 선택했지만, 박지은 작가가 ‘별그대’와 차별화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연기자가 어떻게 연기를 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민호의 ‘도돌이표’ 연기는 아쉽기만 하다.
주목도도 떨어졌다. 국내외에서 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화제성 지수에서 1위를 놓치지 않았던 그가 전지현과 공유에 밀려 그 다음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드라마의 높은 화제성과는 달리 시청률도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 평균 16∼17%를 기록하다 종영 막바지인 5일 15회가 자체 최고 수치인 18%를 나타냈을 뿐이다.
패션도 주목받지 못했다. 매회 공유 못지않게 해외 명품 브랜드의 화려한 코트와 각종 수트를 선보이고 있지만 시선을 끄는 데에는 실패했다. 전작 ‘상속자들’에서 두 번째 주인공 김우빈에게 ‘역전패’ 당했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