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정우성 이정재. 동아닷컴DB
지난해 10월 전속계약이 만료된 후 12년 몸담았던 판타지오를 떠나 FA 시장에 나온 하정우. 이후 그의 행보를 두고 UL엔터 전속계약설을 비롯해 1인 기획사 설립설 등 다양한 관측이 제기됐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는 공식입장만 이어졌다. 그만큼 하정우는 거취를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많고 많은 기획사 가운데 하정우는 왜 아티스트컴퍼니를 택했을까. 아티스트컴퍼니 측은 20일 하정우의 영입 사실을 전하면서 “배우로서의 연기 열정과 철학이 맞았다. 하정우와 정우성 이정재가 많은 논의 끝에 함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정우의 진심이 느껴졌다. 우리 역시 고심 끝에 그와 함께하기로 했다. 하정우의 매니저도 함께한다”고 말했다.
연기 열정과 철학. 아티스트컴퍼니가 밝힌 세 사람의 접점은 두 가지다. 하정우는 배우로서도 ‘열일’하고 있지만 이를 넘어 영화 ‘롤러코스터’ ‘허삼관’ 등 연출작도 선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작가에도 도전, 국내외에서 전시회를 여러 차례 열기도 했다. 정우성은 영화 제작사 더블유팩토리를 차리고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를 제작하기도 했다. 작품을 훼손하지 않고 온전히 만들어내겠다는 뜻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모두 아티스트로서의 뜨거운 열정에서 나온 결과들이다.
앞서 정우성과 이정재는 아티스트컴퍼니 설립 목적을 ‘후배들을 위한 소속사’라고 밝혀왔다. 지난해 이정재는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색깔을 가진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 조언이 필요한 신인과 후배 배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회사를 설립하고 싶었다. 후배를 양성하기보다는 그들에게 조언하는 정도라고 편하게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후 아티스트컴퍼니는 포미닛 출신 남지현과 배우 고아라를 영입해 화제가 됐다. 이와 관련해 정우성은 18일 ‘더 킹’ 인터뷰에서 “고아라는 매니지먼트보다 선배로서의 조언이 중요한 시점이다. ‘조언=잔소리’가 되겠지만 그에게 해주고 싶었다”며 “남지현은 열정이 대단했다”고 영입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어 “대중이 바라보는 이미지가 아니라 그들을 열어놓고 바라봤다. 어떤 자세를 가지고 있는지 지금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이야기했다. ‘우리가 도움 될 수 있겠구나’ 싶더라”고 덧붙였다.
20년 이상 연예계에서 활동한 ‘선배’로서의 책임감이 묻어나는 발언이었다. 하정우의 영입 과정도 크게 벗어나진 않았을 것이다. 아티스트컴퍼니에 따르면 하정우는 정우성과 이정재에게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뜻을 모은 세 사람은 어떤 ‘빅 픽처’를 품고 있을까.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