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리뷰] ‘남아일언중천금’…비투비 “우리 약속 지켰다”
그룹 비투비가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대에 올랐다. 팬들이 비투비에게 원했던 것들, 그리고 오로지 그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땀을 흘린 것이다. 기다린 만큼 보람이 있을 수밖에 없는 콘서트였다.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세 번째 단독 콘서트 ‘BTOB TIME’(비투비 타임)이 개최됐다. 이날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은 추운 겨울 날씨를 잊을 수밖에 없을 만큼 4000석의 자리가 모두 가득 채워져 열기를 느낄 수 있게 했다.
이날 콘서트의 오프닝은 마치 영화 ‘007’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한 편의 영상으로 시작됐다. 비투비 멤버들이 보석을 훔치는 도둑들로 변신해, 본격적으로 콘서트를 통해 팬들의 마음을 훔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특히나 각기 다른 매력을 보여주겠다는 이번 콘서트의 계획을 내포시킨 듯, 서로 다른 매력을 드러낸 7명의 비투비 멤버들의 모습이었다.
첫 번째 노래는 ‘뉴 맨’ ‘기도’과 ‘스릴러’로 화려한 포문을 열었다. 2017년의 새해 첫 콘서트를 열며 멤버들은 강렬한 퍼포먼스를 보여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나 임현식은 “이 순간을 위해서 ‘’를 작곡했다. 콘서트 때 꼭 인트로로 하고 싶다고 해서 썼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후 비투비 멤버들은 “이번 콘서트의 제목은 ‘본 아이덴티티’이다. 비투비의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드리고 싶다는 뜻이다. 많은 모습을 준비해 봤다. 무엇보다도 여러분들께 그동안 약속을 많이 했었다. 이번 콘서트의 테마가 기획 초기 단계부터 ‘약속을 지키는 비투비가 되자’는 기획 하에 시작을 했다. 지난 콘서트에 걸었던 공약들을 빠짐없이 담았다”고 말해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뒤이어 오프닝의 강렬함을 잠시 넣어두고 조금은 팬들과 함께 뛰어놀 수 있는 곡 ‘심장 어택’ ‘뛰뛰빵빵’으로 비투비 특유의 발랄함을 보여줬다. 이후엔 한 번도 무대로 표현한 적 없는 ‘너나 잘 살아’와 ‘킬링 미’(killing me)를 열창했다.
이후부터는 7인7색(7人7色) 멤버들의 무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먼저 무대에 오른 사람은 은광. 그는 대세 중의 대세 비와이 ‘포에버“(forever)를 부르며 랩을 선보였다. 비와이의 헤어스타일까지 따라하며 그가 가장 첫 번째로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이어 창섭은 노브레인의 ‘넌 내게 반했어’로 반전된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는 넓은 무대 위를 뛰어다니며 팬들과 직접 얼굴을 보며 소통했다. 이후 클라이맥스에서 상의를 탈의하며 그간 열심히 만든 복근을 공개했고, 그렇게 두 번째 약속도 이뤄졌다.
뿐만 아니라 빨간 융단에 이어 이번에는 민혁, 프니엘, 일훈이 걸 그룹 블랙핑크의 ‘불장난’으로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곧이어 멤버들은 팬들과 함께 어울리는 시간을 가졌다. 비투비 떼창 명곡 ‘괜찮아요’와 ‘두 번째 고백’을 통해 비투비와 팬클럽 멜로디, 그리고 그 곳을 찾은 관객이 하나가 되는 시간을 갖은 것.
엔딩으로 다가오기 전 민혁의 섹시한 솔로 무대, 프니엘의 애교 가득 무대, 현식의 솔로 무대까지 팬들을 위한 무대들로 가득 채웠다. 그렇게 마지막까지 비투비는 ‘나 빼고 다 늑대’ ‘북치고 장구치고’ ‘예지앞사’ ‘취해’ ‘놀러와’ 앵콜무대 ‘예스 아이 엠’(yes I am) ‘쉐이크 잇’(shake it)까지 장차 180분 간 이어진 무대를 팬들과 함께 즐겼다.
콘서트를 마무리하며 멤버들은 각자의 기분을 전했다. 특히 창섭은 “약속을 무려 4년 만에 지키게 됐다. 지킬 수 있어서 다행이고 감사하다. 춥지만 여러분의 열정으로 따뜻해질 수 있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날 콘서트 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다음번엔 더 넓은 체조경기장에서 팬 분들을 모시고 싶다”고 했던 비투비의 또 하나의 약속을 기대해볼 수 있기에 아쉽지만은 않은 2017년 ‘비투비 타임’이었을 것이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