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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강원FC를 향한 팬들의 따뜻한 마음이 ‘사랑존’으로 결실을 맺었다.
강원FC는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핑타워 축구장에서 열리는 2017시즌 홈 전경기에 ‘사랑존’을 설치한다. ‘사랑존’은 팬들의 기부로 만들어진 좌석이다. 매 경기 강원도 소외 지역에 있는 학생, 청소년 등을 초청해 관람 기회를 보장한다. 축구를 접하기 힘든 환경에 있는 이들에게 강원FC를 통해 행복을 느끼는 선물 같은 추억을 선사한다.
일본에 사는 나리타 타카코 씨는 샤이니 민호의 열광적인 팬이다. 민호의 아버지가 강원FC 최윤겸 감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자연스레 강원FC를 응원하게 됐다. 최윤겸 감독이 강원FC 사령탑을 맡은 이후부터 구단에 도움이 되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고 지난해 12월 23일 강원FC 시즌권 판매 소식에 단체 구매를 계획했다.
나리타 씨는 자신과 같은 뜻을 가진 이를 찾았다. 무려 112명의 일본 팬이 마음을 모았고 강원FC 연간 회원권을 구매했다. 나리타 씨를 비롯해 112명은 연간 회원권을 강원도 소외 지역에 기부했다. 물리적인 거리로 인해 매 경기 방문하기 힘들다고 판단했고 강원FC 경기를 보기 힘든 강원FC 소외 지역 어린이, 청소년 등을 초청해 달라고 요청했다.
나리타 씨와 일본인 팬들의 따뜻한 마음이 알려지고 기부 문의가 이어졌다. 대학생들을 가르치다가 퇴직한 강병서 씨는 직접 구단으로 전화를 걸어 연간 회원권 30매를 구입했다. 제자, 지인들과 뜻을 함께하고 연간 회원권 혜택을 지역 사회 청소년에게 양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경기도 이천에 사는 그는 강원도에 연고가 있는 것은 아니다. 축구를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골수 팬도 아니다. 가끔 집에서 가까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축구를 보긴 했지만 응원하는 K리그 팀이 있진 않다. 강병서 씨는 “강원FC 팬은 아니지만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구단을 보면서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축구는 협동심이 강조되는 스포츠다. 그런 면에서 지역 사회 청소년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청소년 시즌권을 신청했다. 전북 현대, FC서울처럼 강원FC가 글로벌 구단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강원FC가 K리그의 새로운 모델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에서 기부하려는 팬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길 바란다. 보답을 바라고 기부를 하려는 사람은 없다. 다만 투명하게 기부 좌석이 운영됐으면 좋겠다”며 “어떤 분들이 그 좌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는지, 어떤 식으로 운영이 될지에 대해 피드백이 있었으면 좋겠다. 추가로 홈페이지나 계좌 등을 통해 기부를 쉽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태형 씨도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그는 남양주시에서 군의관으로 복무하고 있다. 구단으로 직접 전화를 걸어 기부 의사를 밝혔다. 3석을 구매했고 소외 계층의 학생, 청소년 등을 위해 사용해 달라는 뜻을 전했다. 그는 “큰 금액은 아니지만 강원FC 행보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고 싶다. 강원도 지역의 학생들에게 고른 혜택이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기부 참여 배경을 설명했다.
강원FC ‘사랑존’의 위치는 W2석 앞쪽이다. 일본인 팬 112석, 강병서 씨 30석, 김태형 씨 3석 등 지금까지 145석이 확보됐다. 강원FC는 각 좌석에 기부한 팬들의 이름을 넣어 그 의미를 적극적으로 살릴 계획이다.
강원FC는 기부를 희망하는 팬이 추가적으로 발생한다면 ‘사랑존’의 규모를 키워나갈 예정이다. 팬들의 따뜻한 마음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그 의지가 명확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