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배턴 터치다. SBS가 월화극에 이어 수목극도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한석규와 전지현이 아름답게 퇴장한 가운데 두 사람의 자리를 물려받은 지성과 이영애가 안방을 접수했다.
먼저 지성은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극본 최수진 최창환, 연출 조영광 정동윤)으로 돌아왔다.
지난 23일 첫 방송된 ‘피고인’은 딸과 아내를 죽인 살인자 누명을 쓴 검사 박정우가 잃어버린 4개월의 시간을 기억해내기 위해 써 내려가는 처절한 투쟁 일지이자, 세상 모두를 속인 충격적인 악인 차민호를 상대로 벌이는 강렬한 복수 이야기. 첫회 시청률 14.5%(이하 전국기준)를 기록했으며, 2회에서는 14.9%를 나타냈다. 30%에 육박한 전작 ‘낭만닥터 김사부’보다 낮은 수치지만, 월화극 정상을 꿰차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무엇보다 지성의 칼을 간 연기가 주목받고 있다. 지성이 맡은 박정우는 범죄 앞에서는 ‘절대 무관용, 반드시 엄정 처벌’이 소신인 원칙주의 검사. 거대한 음모에 휘말려 딸과 아내를 살해한 살인범 누명을 쓴 드라마틱한 인물이다. 기억상실증, 4개월과 교도소 등의 시공간적 차이가 지성의 연기와 만나면서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리고 이런 ‘인생 캐릭터’ 만들기에 이영애도 동참하고 있다. 13년간 불리던 ‘대장금’이라는 칭호를 떼고, ‘사임당’으로 거듭나기로 한 것. 시작은 좋다. 그의 복귀작 SBS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극본 박은령 연출 윤상호, 이하 ‘사임당’)이 순항을 예고했다.
26일 1, 2회 연속 방영된 ‘사임당’은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시간강사 서지윤(이영애)이 이태리에서 우연히 발견한 사임당(이영애) 일기에 얽힌 비밀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풀어내는 퓨전사극. 일기 속에 숨겨진 천재화가 사임당의 불꽃같은 삶과 ‘조선판 개츠비’ 이겸(송승헌)과의 불멸의 인연을 그린 작품이다.
‘사임당’은 첫회 시청률 15.6%를, 연속 방영된 2회분에서는 16.3%를 나타냈다. 이영애의 첫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은 ‘사임당’이다. 그럼에도 빼어난 영상미와 배우들의 연기가 볼만한 드라마로써의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다. 시청률 정주행 가능성을 내다본 셈. 시작이 좋은 만큼 끝도 좋을지 주목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