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2016년 5월 숱한 의문만을 남긴 채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신혼부부의 행방을 추적해보고 그들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파헤쳐본다.
● 연기처럼 사라진 신혼부부
한창 신혼의 단꿈에 빠져있어야 할 결혼 6개월 차의 신혼부부가 전대미문의 미스터리한 실종사건의 주인공이 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아내 최성희 씨는 극단에서 촉망받는 연극배우로 활동하고 있었고 남편 김윤석(가명) 씨는 부산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다. 부부는 유난히도 무덥던 작년, 여름이 성큼 다가온 5월의 끝자락에 아무런 흔적도 없이 세상에서 자취를 감춰버렸다.
벌써 실종 8개월째. 경찰이 부부의 금융·교통·통신기록은 물론 출입국 기록까지 모조리 수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하나의 생활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 금전문제에 의한 범죄에 연루되었을 가능성 또한 제기 되었으나, 둘의 보험 및 채무관계 또한 깨끗한 상태였다.
● 마지막 발자취
2016년 5월 27일 밤 11시와, 28일 새벽 3시, 성희씨와 윤석(가명)씨가 각각 귀가하는 모습이 엘리베이터 CCTV에 포착된 것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부부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부부가 살던 아파트 곳곳에는 무려 22개의 CCTV가 길목마다 설치되어 있었지만 두 사람이 귀가하는 모습 이외에 부부가 15층 집을 빠져나가는 모습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던 것이다. 부부가 엘리베이터를 사용 하지 않고 굳이 다른 경로를 이용해 아파트를 빠져나갔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어째서 CCTV에 단 한 순간도 포착되지 않았던 것일까?
“아파트 안에서 혈흔이나 자살시도를 했던 정황 같은 건 전혀 발견이 안 됐거든요. 둘이 떠나는 시점에는 각자 두 발로 자의적으로 떠난 게 아니겠느냐.”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인터뷰 中
제작진이 직접 확인해본 부부의 집은 실종직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마치 시간이 멈춰버리기라도 한 듯 고요했다. 둘의 핸드폰과 노트북, 그리고 여권과 신분증, 옷가지가 사라진 것을 제외하면 집안의 모든 것이 그대로였으나 오직 부부만이 증발한 듯 종적을 감춰버린 상태였다. 경찰은 아파트 주차장과 옥상 그리고 물탱크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둘이 함께 사용하던 자동차만 주차장에 그대로 남아있을 뿐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5월 31일, 최성희 씨의 시아버지가 아들 내외의 실종신고를 접수한 지 이틀째 되던 날, 둘의 행적이 전혀 다른 곳에서 포착되었다. 부부의 휴대전화가 각각 08시48분 부산과, 21시54분 서울에서 순차적으로 꺼진 것으로 확인되었던 것. 특히 성희씨의 휴대전화가 꺼진 서울의 기지국은 시어머니 집에서 2km 이내에 있던 곳으로 확인됐다.
“우리는 어떻게든 아이들이 연락이 안 되니까 애가 터진다 아닙니까? 참말로 숨을 쉬니까 사는 거지. 사는 게 사는 게 아닌데. 그 쪽에서는 기다려 보자고. 안 오겠느냐고. 자꾸만 그렇게 느긋하게 이야기를 하니까. 뭘 알고 있는가. 이런 생각도 들고...” - 최성희 어머니 인터뷰 中
최성희 씨는 5월 30일 극단 대표에게 ‘더 이상 공연을 하긴 힘들 것 같다.’는 내용의 문자를 남긴 것을 마지막으로 주변과의 연락이 끊었다. 반면 남편 김 씨는 5월 31일, 최 씨를 대신해 아내가 공연을 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극단 대표와 통화했고, 6월 2일 김 씨의 핸드폰이 마지막으로 꺼지기 직전 아버지에게 ‘괜찮아요’라는 짧은 문자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건 뭘 의미하는 걸까.
“최성희라고 하는 이 분이 현재 본인의 자유의사와는 관련이 없는, 즉 남의 의해서 자유를 침해당하거나 또는 감금 돼 있거나 본인의 의지에 의한 행동을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일 수 있다.” -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인터뷰 中
부부가 남긴 작은 흔적이라도 발견할 수 있을까. 우리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서울, 부산, 김천, 속초 등 전국 곳곳을 수소문하며 부부의 행방을 찾아 나섰다.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이번 방송을 통해 2016년 5월 숱한 의문만을 남긴 채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신혼부부의 행방을 추적해보고 그들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파헤칠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은 4일 토요일 밤 11시 5분.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