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도 가짜뉴스 주의보

입력 2017-02-09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배우 김수현-안소희. 스포츠동아DB

김수현-안소희 SNS 결혼설 기사화
뉴스형식 빌어 거짓정보 누리꾼 현혹

지난해 치러진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친 뉴스가 가짜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에 대한 경각심이 높은 가운데 국내 연예계도 ‘가짜뉴스’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7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한류스타 김수현과 원더걸스 출신 연기자 안소희의 중국발 결혼설의 진원지가 한국에서 만들어진 가짜뉴스로 파악된 것은 이를 실감하게 한 사례로 기록됐다. 중국 대형 포털사이트 시나엔터테인먼트는 이날 김수현이 안소희와 4월 결혼한다고 한국 매체가 보도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소속사 키이스트는 2015년 열애설 이후 누리꾼에 의해 만들어진 가짜뉴스가 페이스북 등에 떠돌았고, 이 내용이 중국 매체에 인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짜뉴스는 허위의 내용에 뉴스 형식을 갖춰 신뢰성 있게 보인다는 점에서 사설정보지(일명 찌라시)보다 위협적이다. 카카오톡, 페이스북과 같은 SNS에서 퍼지는 가짜뉴스를 걸러낼 장치도 없고, 이용자도 온라인 뉴스를 읽을 때 정보원의 신뢰도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는 탓이다.

박아란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신문과 방송’ 기고글에서 “가짜 뉴스일수록 더 많은 사람이 그 뉴스를 클릭해 읽게 되고, 그 내용에 대해 더 높은 신뢰를 쌓아 간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루머가 SNS의 엄청난 파급력을 타고 얼마나 큰 폐해를 일으키는지는 이미 연예계에서도 많은 찌라시의 사례를 통해 목도됐다. 한 유력 대선주자는 불출마 선언를 하면서 가짜뉴스의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고, 유명 뉴스 진행자는 법적 대응을 천명하기도 했다.

사실 연예계 가짜뉴스는 과거에도 존재했다. 2003년 당시 20대 초반의 여대생이 실제 교통사고 기사를 ‘변정수 교통사고로 사망’이란 허위기사로 가공해 큰 파장을 일으켰던 일이 대표적이다. 변정수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뒤 그 장본인을 선처했다. 하지만 해외에서 가짜뉴스가 나오면 범인을 잡기도 어렵고, 이미지 손상과 경제적 손실까지 가져온다.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최지향 교수는 “플랫폼 사업자나 규제기관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뉴스 신뢰도를 높이려는 언론의 노력과 더불어 시민들이 ‘뉴스 리터러시’(뉴스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 수준을 높일 수 있어야 가짜뉴스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