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박명수, 유재석 없이 혼자서도 잘해요

입력 2017-04-05 14:3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개그맨 박명수는 김구라, 이경규 등과 더불어 예능계에서 퉁명스럽고 거친 말투로 사랑을 받아온 독특한 위치의 예능인이다. 그는 그동안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게스트들에게 윽박을 지르는 한편 어설픈 공격으로 반격을 당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국내 정상급 예능인의 위치에 올라섰다.

그러나 대중 사이에서 박명수는 아직 ‘최정상급’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김구라가 ‘지적인 독설가’, 이경규가 ‘예능 대부’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반면 박명수는 유사 캐릭터임에도 ‘2인자’ 타이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박명수의 ‘2인자’ 캐릭터는 자의 혹은 타의에 의해 계속 반복된다. 유재석의 가장 큰 선행을 묻는 질문에 “나를 버리지 않았다”고 말하는 박명수의 농담이나 “예능인으로서 주도적으로 하는 것이 하나도 없지 않느냐”는 김구라의 일침을 통해 박명수는 ‘유재석 그늘 아래의 예능인’ 정도로 굳어진다.

그렇다면 정말 데뷔 24년차, MBC 4기 공채 개그맨인 박명수는 운이 좋거나 유재석을 만나 잘 풀린 예능인일까.



한 방송 관계자는 “박명수는 예전부터 늘 그런 캐릭터와 개그 스타일을 구가했다. 이런 면이 대중에게 먹히기 시작할 때가 바로 ‘X맨’, ‘무한도전’을 통해 활약했을 때였을 뿐”이라며 “호통개그로 불리는 그만의 스타일에 친근함까지 갖췄다. 박명수의 능력 자체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한 예능국 PD 역시 “박명수는 남들이 이걸 물어봐도 되나 싶은, 하지만 알고 싶은 질문들을 서슴없이 할 수 있는 예능인이다. 또한 게스트 역시 박명수가 던진 질문이라서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절대 눈치 없이 진행을 하는 예능인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메인 MC’ 박명수에 대한 평가는 박했다. 다른 방송사의 PD는 “보조 MC로서의 능력은 출중하다. 또 오디오가 빈 곳에 멘트를 채우는 눈치도 있다. 그러나 아직도 한 프로그램을 박명수에게 온전히 맡긴다는 것은 불안한 일”이라며 “라디오 DJ로서 보여주는 능력을 TV에서도 빛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토록 치열한 예능계에서 지난 24년 동안 휩쓸리지 않고 2인자의 자리를 유지한 것만 해도 놀라운 일이다. 2인자의 자리까지 올라와 보지도 못하고 떠내려간 수많은 예능인들을 떠올려 보라.

박명수는 그동안 훌륭한 2인자로서 시청자들을 웃겨왔다. 비록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웃긴 만큼 출연료를 받아가라”고 구박받는 처지지만 그는 아직도 1인자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남자로 태어나서 1인자를 한번은 해야 하지 않겠냐”는 박명수는 지금도 유재석 옆에서 힘을 기르고 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MBC 방송 화면 캡처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