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여 감독의 자신감 “北 꺾을 때 됐다”

입력 2017-04-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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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대표팀 윤덕여 감독.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내일 여자 아시안컵 북한전 운명의 한판

“이제는 이길 때가 됐다.”

여자축구국가대표팀 윤덕여(56) 감독의 야심 찬 일성이다. 5일 인도와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예선 B조 1차전(10-0 승)을 마친 태극낭자들은 7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운명의 남북대결을 펼친다. 조 1위만 내년 요르단 여자 아시안컵 본선에 오르고, 또 이 대회를 통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할 수 있기 때문에 7일의 남북대결은 사실상의 결승전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다행히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윤 감독이 여자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2012년 12월 이후 한국여자축구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역대전적에서 1승2무14패로 북한에 절대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격차는 서서히 줄고 있다. 윤 감독 체제에선 이번이 5번째 남북대결이다. 2013년 이후 1무3패를 기록 중이다. 가장 최근의 맞대결인 지난해 2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아시아 지역예선(일본 오사카)에선 1-1로 비겼다.

결과만 조금 따르지 않았을 뿐, 경기력은 충분히 좋았다. 첫 만남은 2013년 7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뤄졌다. 동아시안컵이었다. 당시 한국은 전반 26분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의 도움을 받은 김수연(수원시시설관리공단)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북한의 에이스 허은별에게 내리 2골을 내주고 역전패했다. 2014인천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재회한 두 팀은 이번에도 치열한 명승부를 펼쳤다. 한국은 전반 12분 정설빈(현대제철)의 선제골로 앞섰다. 그러나 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 36분 리애경에게 동점골, 후반 종료 직전 허은별에게 결승골을 허용해 1-2로 역전했다.

3번째 대결은 2015년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이었다. 이번에는 전반 윤성미, 후반 라은심에게 내리 실점해 0-2로 무릎을 꿇었다. 절치부심했다. 반년여가 흐르고 리우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놓고 맞선 경기는 전혀 달랐다. 선제골은 우리의 몫이었다. 전반 32분 정설빈이 득점했다. 후반 종료 10여분을 남기고 동점골을 내줬지만, 큰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우리의 방향이 옳다는 것을, 가능성을 높이고 있음을 증명했다.

유일한 변수는 사상 첫 평양 원정이라는 점이다. 5만 관중의 일방적 응원을 견뎌야 한다. 그래도 태극기를 안방에 내걸게 된 북한도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 감독은 출국에 앞서 “우리도 할 수 있다. 많은 준비를 했다. 당당하게 싸우고 겸허하게 결과를 받아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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