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를 만나다 ①] ‘주먹쥐고 뱃고동’ PD “‘무도’-‘불후’와 시청층 다를 것”

입력 2017-04-15 10: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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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설 명절 파일럿으로 등장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던 SBS ‘주먹쥐고 뱃고동’이 정규 편성돼 시청자들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현대판 ‘자산어보’를 쓰기 위해 거친 파도를 견뎠던 ‘뱃고동’ 제작진은 이제 어엿한 토요일 저녁 시간대 예능이 되어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이영준 PD는 전쟁터 같은 토요일 저녁 예능 시간대에 뛰어들게 된 것에 대해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할 뿐이다. 편성은 내 의지대로 되는 일이 아니지 않느냐”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우리의 장점은 분명해요. 어린이와 부모가 같이 볼 수 있다는 거죠. MBC '무한도전'이 핫하고 트렌디한 프로그램이고 KBS2 ‘불후의 명곡’이 중장년층이 편하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면 우리는 물고기를 좋아하는 아이와 그 부모가 함께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시청층은 완전히 다를 것 같아요.”

‘우리의 바다와 생선에 대한 이야기를 알린다’는 취지 자체는 좋다. 그러나 예능이라고 하기엔 소재 자체가 매우 진지해 보이고 어려워 보인다. 왜 이영준 PD는 이런 예능을 기획하게 됐을까.

“‘주먹 쥐고 소림사’ 이후에 무엇을 해야 할지 굉장히 고민했어요. 김병만의 장점은 교양적 소재를 땀으로 풀어내는 데 탁월해요. 그러다 보니 생각에 다다른 곳이 바다였어요. 막연히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우연히 서점에서 ‘자산어보’라는 책을 봤고 연예인들이 새로운 자산어보를 써보도록 해보자는 생각에서 ‘주먹쥐고 뱃고동’이 탄생했죠.”


그러나 새로운 ‘자산어보’를 쓰는 과정은 21세기인 지금도 결코 쉽지 않다. 촬영을 위해 소재를 발굴하고 촬영지를 찾고 어부들에게 협조를 구하는 과정이 남아있다. 또한 실제 촬영에 들어갈 때의 노동량도 상상 이상이다.

“이번 스태프들이 저와 함께 정글과 소림사를 다녀온 사람들인데 이번 ‘뱃고동’이 제일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정글이나 소림사는 1주일 혹은 2주일을 잡아놓고 쭉 촬영을 하면 되는데 이번에는 격주로 이틀을 촬영해요. 그 때 촬영 준비를 하고 또 새벽 조업을 나가고 서울로 돌아오는 것까지 합치면 총 사흘이라는 시간이 소요돼요. 만만치 않죠.”

이런 여러 고충들에도 불구하고 이영준 PD에게 바다는 매력적인 소재다. 수면부족부터 배 멀미까지 정신력이나 체력만으로 버틸 수 없는 촬영을 견디게 하는 바다의 매력은 뭘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연기자들도 힘들어 할 것 같지만 의외로 다들 좋아해요. 김영광도 힐링이 되는 것 같다고 하고 이상민도 그렇고요. 마치 등산하고 비슷한 것 같아요. 올라갈 때는 굉장히 힘들지만 정상에서 내려다 볼 때의 기분? 그런 것들이 있어요.”

이제 머지 않아 이영준 PD는 파일럿 때와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와 만난다. ‘주먹 쥐고 뱃고동’을 통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파일럿 때는 목적의식을 강조하기 위해 자산어보나 역사적 이야기에 중점을 뒀지만 정규가 됐으니 좀 더 예능적인 요소도 생각을 해야 겠죠. 그래도 게임이나 퀴즈를 할 때 우리 프로그램 색깔과 무관하게 웃기려는 목적만 생각하진 않을 거에요.그리고 파일럿 때보다 조업이 훨씬 더 거칠어질 것 같아요. 우리의 강점을 극대화 시키려는 고민을 하고 있어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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