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천단비. 사진제공|SG엔터테인먼트
그는 “데뷔했다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으면서도 부담되고, 만감이 교차한다”면서 “‘가수 천단비’로 소개돼도 이제 쑥스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천단비는 가요계에서 코러스계 에이스로 인정받고 있다. 2004년 노을 콘서트에 코러스로 나선 이후 2015년까지 박효신·성시경·비·태양·임재범·브라운아이드소울·다비치·다이나믹듀오·신승훈·이선희·이효리·아이유·백지영 등 국내 최고의 가수들의 콘서트와 방송무대에 코러스로 활약했다. 김종국·효린·신화 등의 앨범에도 세션으로 참여했다.
코러스로 인정받으면서 안정된 생활을 하던 그는 서른이 되면서 문득 “더 늦기 전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른이 되고,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 싶더라. 한번 사는 인생, 하고 싶은 것 하자, 도전해보자,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5년 성시경의 ‘축가’ 콘서트에서 코러스를 하던 도중 ‘슈퍼스타K’에 지원했고, 결승에서 케빈오와 겨뤘다가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다.
“코러스로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데, 왜 굳이 성공하기 힘든 가수를 하려 하느냐는 주위 만류가 많았다. 나도 걱정되긴 했지만, 한번 사는 인생인데 해보고 싶었다.”
가수 천단비. 사진제공|SG엔터테인먼트
천단비는 20대 초반 기획사를 찾아다니며 오디션도 꽤 응했다. 하지만 큰 키로 인해 ‘아이돌 하기엔 그림이 안나온다’는 말을 듣기도 했고, 기획사 몇 곳에 들어가 보기도 했지만 데뷔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다 아르바이트 삼아 하던 코러스가 직업 아닌 직업이 됐고, 20대 중반의 나이에 코러스계 ‘에이스’가 됐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평가받는 게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코러스하던 성시경이 심사위원이었는데, 존경하는 가수한테 평가 받는 게 영광이겠다 싶었다. 나도 ‘노래하는 사람’이란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천단비의 매력은 무엇보다 독보적 음색이다. 뛰어난 가창력을 갖춰 여성 발라드 시장에 강력한 유망주로 평가받는다. 데뷔곡 ‘어느 봄의 거짓말’은 봄에 만나 봄에 헤어진 옛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노래다. 드라마 ‘도깨비’의 ‘뷰티풀’ 등을 작곡한 황찬희가 작곡했다. 성시경이 아무런 대가 없이 의리로 코러스를 해줬다.
오랜 코러스 생활은 그에게 산 경험이 됐고, 앞으로의 가수활동에 있어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테랑 가수들을 보면서 목 관리 등을 배우고, 밴드와 같이 공연하면서 편곡에 대해 알게 됐다. 아이돌부터 대선배들까지 모두에게 다 배울 점이 있다. 잘 할 수 있을까, 좋은 노래 들려줄 수 있을까 걱정도 되지만 내 음악이 ‘가뭄에 단비 같은 음악’이었으면 좋겠고,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