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제? 폐지를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

입력 2017-05-13 10: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사진제공|MBC

최근 시즌제를 내세우는 예능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하지만 미리 계획하기보다 폐지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경우가 많아 시청자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폐지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피하면서 시즌제라는 열린 결말을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우결)는 13일부터 방송하지 않는다. 2008년 시작해 올해 시즌4까지 방영한 ‘우결’은 남녀 스타들이 가상 부부가 되어 결혼 생활을 하는 모습을 리얼하게 담아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일부 출연자가 열애설에 휩싸이거나 대본에 의해 행동하는 등 프로그램 기획의도와 어긋나는 논란으로 폐지설 도마에 올랐다. 이로 인해 시즌을 거듭할수록 초기 열혈 시청자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제작진은 폐지 압박을 받았다.

끝내 다수의 부정적 여론에 제작진은 시즌5를 종료하며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는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으로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폐지설에 시달린 끝에 지난 9년간의 ‘우결’ 역사에 최악의 형태로 마침표를 찍기 보다 시즌제로 여지를 남긴 셈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시즌3 종영 후 시즌4를 기획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여서 시즌5의 현실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의아스럽다는 지적이다.

앞서 KBS 2TV ‘트릭 앤 트루’ 측은 2월15일 종영하면서 시즌2로 돌아온다고 알렸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미 저조한 시청률과 낮은 화제성으로 폐지를 결정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폐지는 실패에 따른 결과이기에 부정적 이미지를 최대한 피할 수 있는 시즌제 표방으로 순간의 상황을 모면했다.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시즌제 효과가 기대보다 저조하다. 시즌1은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방송하며 라미란, 김숙 등 출연자들이 데뷔 전 품었던 꿈에 도전하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에 힘입어 현재 시즌2가 방송 중이지만 시즌1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걸그룹 아이템 ‘언니쓰’만 활용해 출연자들의 열정보다 시청률만 좇는다는 인상으로 긍정적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결국 시청률은 시즌1보다 절반가량 줄었다.

한 지상파 방송사 예능국 관계자는 “폐지는 프로그램이 시청자에게 외면 받았다는 최악의 결과이다”며 “시즌제라고 밝히면 당장 결정하지 않더라도 방송 종료 후 시간적 여유를 벌 수 있어 향후 제작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스포츠동아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