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 분데스리가] 아슬아슬한 투헬 감독…바람 잘 날 없는 도르트문트

입력 2017-05-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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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르트문트 투헬 감독.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바츠케 회장과 불화…결별 가능성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


2016∼2017시즌 독일 분데스리가도 이제 마지막 1경기씩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하위팀들의 강등권 탈출경쟁은 여전하고, 상위권에서도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향한 각축이 치열하다. 33라운드까지 득실차에서 앞서 간신히 3위를 달리고 있는 도르트문트(17승10무6패·승점 61) 역시 20일(한국시간) 브레멘과의 올 시즌 최종전에서 이겨야 챔피언스리그 직행 티켓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마지막까지 가슴을 졸여야 하는 처지지만, 올 시즌 도르트문트는 그라운드 밖의 여러 악재로 더 심한 몸살을 앓아왔다. 최근에는 현지 언론에서 도르트문트 토마스 투헬 감독과 한스 요하임 바츠케 회장의 불화설을 연일 보도해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도르트문트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다. AS모나코(프랑스)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홈경기에 앞서 일어난 도르트문트 구단버스 폭파사건은 전 세계 축구팬들을 경악시켰다. 이 사고로 경기는 다음날로 하루 연기됐고, 도르트문트 선수들은 테러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 채 2-3으로 패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당시 바츠케 회장은 여러 방안을 고심한 끝에 다음날 경기를 치르는 것에 동의했다. 문제는 여기서 비롯됐다. “누구도 다음날 경기를 하는 데 반대한 사람은 없었다. 투헬도 나에게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던 바츠케 회장에 대해 뒤늦게 투헬 감독이 “이 경기는 열려선 안 됐다”며 반기를 든 것이다. 이후 바츠케 회장과 투헬 감독은 장외 감정대결을 펼쳤다. 설상가상으로 도르트문트 선수단 내에선 “투헬 감독이 훈련 중 너무 감정적으로 행동하고, 들쭉날쭉하다”는 익명의 비난까지 나왔다.

상황이 불리하게 전개되자 투헬 감독은 “바츠케가 보스다. 그의 말이 옳다”며 한발 물러서는 한편 “지금 이 싸움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남은 경기에서 우리는 반드시 승리를 얻어야 한다. 나는 그것에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도르트문트의 간판스타 마르코 로이스도 “지금 그 스캔들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는 더 큰 목표가 있고, 선수들도 그것에 집중해야 한다”며 파문의 진화에 힘을 보탰다.

사건은 이렇게 일단락될 듯하지만, 결국 이 문제는 시즌 후 투헬 감독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투헬 감독은 도르트문트와 2018년까지 계약돼 있지만, 이번 일 때문에 경질되거나 스스로 결별을 택할 수도 있다. 투헬 감독은 현재 유럽의 여러 명문 구단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FC바르셀로나(스페인)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후임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팬들 사이에선 일단 투헬 감독에 대한 동정론이 우세하다. 도르트문트가 지난 시즌과 같은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데다, 투헬 감독도 전술적으로 비난을 자초한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라이프치히 팬 폭행사건’부터 시작해 유독 불운이 겹쳤던 시즌이기에 무작정 감독만 탓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시도 바람 잘 날이 없었던 도르트문트가 과연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쾰른(독일) | 윤영신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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