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윤영삼이 데뷔 첫 선발등판인 25일 고척 LG전에서 4.2이닝 2실점으로 버텨내며 팀의 4-2 승리에 일조했다. LG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와 맞대결에서도 주눅 들지 않은 대담함이 돋보였다. 고척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이날 윤영삼은 ‘땜질선발’이었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경기 전 “화요일(20일 대전 한화전) 공을 던졌던 최원태가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들어서 급히 윤영삼을 일요일(25일) 선발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그의 예상보직도 롱릴리프였다. 김성민 하영민과 함께 중간에서 길게 던지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갑자기 한현희가 2군으로 내려가면서 금민철과 함께 선발후보로 부상했다.
윤영삼이 장 감독의 눈에 띈 것은 절실함 때문이었다. 장 감독은 “직구 구속이 빠르진 않지만 공끝이 있다. 변화구도 잘 구사한다”며 “무엇보다 이제는 자리 잡고 싶어 하는 절실한 마음이 보이더라. 이제 부상도 완치됐고, 야구를 잘 하려고 하는 게 보여서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윤영삼은 지금까지 세 번이나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2011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에 삼성에 지명됐지만, 2번의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에서 NC(2011년)로, 또 NC에서 넥센(2013년)으로 이동했다. 2014년 5월 7일 어렵사리 프로 데뷔전을 치렀지만 4이닝 12실점으로 크게 무너졌다. 이후 이렇다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어느새 프로 7년차가 됐고, 가슴 속에 절실함이 생겼다. 그 마음은 통했다. 그는 올 시즌 15일 고척 NC전에서 4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지더니, 20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1이닝을 잘 막았다. 이날 LG 데이비드 허프와의 맞대결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치면서 팀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윤영삼은 경기 후 “처음 선발 소식을 들었을 때는 괜찮았는데 고척에 오고 나서부터 긴장이 많이 됐다”며 “승리투수에 대한 욕심은 없었지만 5회는 채우고 싶었는데 4회 힘이 좀 떨어져서 그러지 못해서 좀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래도 배운다는 심정으로 던졌다. 앞으로 보직은 생각하지 않는다. 부족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선발이든, 불펜이든 배우겠다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르겠다”고 다짐했다.
고척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