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스크린②] 女배우들은 홀로서고 男배우들은 ‘브로맨스’로 우뚝

입력 2017-06-30 06: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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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 Image/이매진스

2017년 상반기 스크린에서 남자배우들은 여전히 강했고 여자배우들은 홀로 우뚝 섰다. 특히 올해는 남자배우들의 ‘브로맨스’가 돋보였다. 초반 ‘공조’, ‘더 킹’을 시작으로 ‘프리즌’, ‘보안관’, ‘불한당’ 등 두 명의 남자 배우들의 찰떡궁합이 돋보였다. 이와는 반대로 여자배우들은 스크린에 홀로 존재감을 뚜렷하게 내보였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김민희, ‘악녀’의 김옥빈이 그랬다.

● 김민희·김옥빈…충무로의 여제들, 국제영화제 홀리다

여전히 국내영화시장은 여배우를 위한 곳이 한정적이지만 아주 사라지진 않았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꽃을 피우는 여배우들은 올해도 존재했다. 삶과 사랑에 대한 고찰을 이야기하는 여배우도 있었고 복수를 결심하고 도로를 활개 친 여성도 있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김민희와 ‘악녀’의 김옥빈이 그 주인공이다.

배우 김민희는 영화인으로서는 더없는 영광을 누린 상반기였다.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으로 2월에 열린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밀양’의 전도연 이후 10년 만에 세계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가 됐다. 이어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의 또 다른 작품인 ‘그 후’·‘클레어의 카메라’로 제70회 칸국제영화제에 입성하며 지난해 ‘아가씨’이후 두 번째로 칸 레드카펫을 밟는 영예를 누렸다.

김옥빈 역시 ‘악녀’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민희와 마찬가지로 올해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그는 ‘악녀’에서 강렬한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김옥빈은 인터뷰에서 “여성이라고 액션을 못 한다는 말을 듣기 싫었다”라며 전체 액션 중 8할 이상을 소화해낸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김옥빈의 이번 도전은 박찬욱 감독의 ‘박쥐’의 이미지를 넘어 새로운 필모그래피를 쌓기에 충분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영화 ‘공조’, ‘더 킹’, ‘불한당’, ‘프리즌’ 스틸컷. 


● 현빈부터 설경구까지…男男케미의 대활약

시쳇말로 ‘느낌적인 느낌’이라고 할까. 올해는 유독 ‘브로맨스’영화가 눈에 띄었다. 올해 초 ‘공조’부터 ‘불한당’까지 남자배우끼리의 톡톡 튀는 연기 호흡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았다. ‘공조’ 현빈·유해진, ‘더 킹’ 정우성·조인성, ‘프리즌’ 한석규·김래원, ‘불한당’ 설경구·임시완 등이다.

영화 ‘공조’에서 특수부대 북한군과 생계형 남한경찰로 만나 호흡을 맞춘 현빈과 유해진 각각 ‘세상 진지’한 림철령(현빈)과 인간적인 매력이 있는 강진태(유해진)로 분해 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다. ‘더 킹’에서 정우성과 조인성 역시 서로 팽팽한 연기 대결을 펼쳤다. ‘더 킹’에서 권력의 머리에 있는 부장검사 한강식과 권력을 쥐고자 하는 검사 박태수로 분한 정우성과 조인성은 동지에서 적이 되며 긴장감 있는 연기 호흡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프리즌’의 한석규와 김래원은 감옥 안에서 ‘브로맨스’를 그렸다. 교도소의 절대 제왕 ‘익호’로 분한 한석규와 새로 수감된 전직 꼴통 경찰 ‘유건’역을 맡은 김래원은 전작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악역과 액션연기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또 다른 감옥 ‘브로맨스’는 ‘불한당’의 설경구와 임시완이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불한당’에서 설경구와 임시완은 애증의 브로맨스를 보이며 잘 완성된 한국형 느와르를 탄생시켰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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