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스크린 대결①] 봉준호·이준익·류승완·놀란 여름 달굴 거장作

입력 2017-07-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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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는 국내외 반가운 거장들의 작품들이 대거 출격한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이준익 감독의 ‘박열’은 이미 극장 간판에 걸린 채 각각 박스오피스 1위와 좌석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곧 개봉 예정인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 역시 관객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 개봉하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봉준호 감독 ‘옥자’

극장에서 보기까지 너무 힘들었던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드디어 개봉했다.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만든 ‘옥자’는 제70회 칸국제영화제부터 전통적인 극장 개봉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논란이 됐고 국내 스크린에서도 같은 이유로 인해 멀티플렉스 상영관에서 볼 수가 없게 됐다.

하지만 전국 70여 개의 극장과 100여 개의 스크린에서 상영 중인 ‘옥자’는 29일 개봉 이후 4위를 차지하며 순항 중이다. 특히 현재 개봉 중인 영화 중 좌석점유율은 1위를 차지하고 있어 봉준호 감독의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가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현재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옥자’를 본 인증샷이 올라오는 등 화제가 되고 있다.

작품에 대한 호불호는 갈리고 있지만 자본주의와 생명 경시에 대한 생각을 해봤다는 관객들의 평이 대다수다.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옥자’는 현재 상영 중이다.

● “철저한 고증 바탕으로”…이준익 감독 ‘박열’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준익 감독의 ‘박열’도 화제작 중 하나다. ‘사도’, ‘동주’에 이어 또 다시 시대극 ‘박열’로 돌아온 이준익 감독은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영화를 탄생시켰다.

‘박열’은 1923년 도쿄, 6000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의 불량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에게 일어난 일들을 그린 작품이다. “실제 역사적 사건과 90% 이상 일치하는 작품을 만들었다”라는 이준익 감독의 말처럼 ‘박열’은 철저한 고증으로 일본 제국에 항거한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삶을 스크린에 펼쳤다.

이준익 감독과 제작진은 1920년대 발행됐던 국내 신문사를 비롯해 일본 아사이 신문 등 박열과 후미코의 사건이 실린 신문 기사를 모두 요청해 검토를 했다. 또한 박열과 후미코의 대역사건 공판 현장을 재현했고 대사도 후미코의 저서를 그대로 가져와 옮기는 등 각고의 노력을 거쳤다.

‘박열’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이제훈은 데뷔 이래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시도하며 새로운 필모그래피를 남겼고 ‘동주’에 이어 이준익 감독의 작품에 출연한 ‘후미코’역의 최희서는 충무로의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현재 상영 중.

● “바로잡을 것은 바로잡아야…” 류승완 감독 ‘군함도’

올해 국내 영화 중 가장 규모가 크고 기대감이 높은 영화 중 하나는 ‘군함도’다. ‘베테랑’ 류승완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배우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그리고 김수안 등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명배우들이 참여를 했다. 게다가 일제강점기 시대를 다룬, 우리의 아픈 역사를 다루고 있어 더 집중을 받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군함도’는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일제강점기 시절, 수많은 조선인들이 강제징용을 당하고 죽음을 맞았던 ‘군함도’에 숨겨진 역사를 모티브로 새롭게 창조했다.

“블루스크린 앞에서 배우들이 가짜 연기를 하게하고 싶지 않았다”라며 류승완 감독은 한국 영화 사상 최대 규모의 세트를 제작했다. 디자인 기간 3개월, 시공 기간 6개월이 소요될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 배우들 역시 역사를 바로 표현한다는 데 부담감을 안고 체중감량 등 작품을 위해 혼신의 연기 열정을 다했다.

특히 제작보고회 당시 “군함도의 역사적 사실이 어느 정도인지”를 묻는 일본 매체의 질문에 류승완 감독은 “자료와 생존자들의 증언이 남아있고 탄광 등의 이야기는 사실이다. ‘군함도’가 다큐멘터리는 아니다. 영화적 서스펜스와 쾌감이 있는 영화”라며 “하지만 짚을 것은 짚고 해결할 것은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 우리(한일)가 갑을관계도 아니고 이치와 도리가 맞게 돌아가야 한다”라며 일침을 놓기도 했다. 7월 26일 개봉.

● “실화 바탕은 처음”…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덩케르크’

‘인터스텔라’, ‘인셉션’, ‘다크 나이트’ 시리즈 등 꿈과 우주 그리고 히어로들의 세계를 그려냈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최초로 실화를 연출했다.

‘덩케르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덩케르크 철수 작전을 다룬 작품이다. 이 작전은 1940년 5월 26일부터 6월 4일까지 8일간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서 40만 여명의 영국군과 연합군이 민간인들의 도움을 받으며 900여 척의 선박을 끌고 독일 기갑부대의 포위를 뚫고 영국으로 철수하는 데 성공한 작전으로 전 세계 사상 최대 규모의 탈출 작전이라 불리고도 있다. 역사에도 기록됐다.

놀란 감독은 ‘덩케르크’를 전쟁 영화가 아닌 생존을 다룬 영화로 만들었다. 그는 “보이지 않은 적에게 포위되어 해변에 갇힌 상태에서 도대체 어떻게 빠져나갈 수 있었는지 보여주는 이야기다”라며 “영화적인 서스펜스와 스펙터클, 시각적인 스토리텔링, 그리고 기술적인 완벽함을 추구하여 지금껏 보지 못한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크나이트’ 시리즈의 트럭 전복 장면이나 ‘인셉션’의 360도 회전 복도, ‘인터스텔라’의 초대형 우주선 등 CG를 최소화하고 영화 속 상황을 가능한 실제와 동일하게 만들어 촬영하는 것으로 유명한 놀란 감독은 이번에도 실제 촬영을 감행했다. 1300여 명의 보조 출연자들과 실제 덩케르크 작전에 참여한 민간 선박 20여 척과 스핏파이어 전투기를 동원했고,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 로스엔젤레스 로케이션과 IMAX와 65mm필름카메라를 사용해 촬영했다. 또한 촬영지를 항상 실제와 동일한 환경으로 만들었다. 실제 폭약이 터지고 전투기가 머리 위에 날아다니고 실제군함을 바다에 띄우며 리얼리즘을 강조했다. 7월 20일 개봉.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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