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리뷰] 첫방 ‘하백의 신부’, 민망+황당한 전개&발연기 (ft.멧돼지)

입력 2017-07-04 06: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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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네비 때문에 산에서 길을 잃을 확률, 갑자기 멧돼지를 만날 확률, 그러다 우연히 지나가던 사냥꾼을 만나 극적으로 위기를 모면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황당무계한 전개가 따로 없었다. 여기에 남자 주인공 남주혁의 듣도 보도 못한 발연기가 만나면서 환상의 컬래버레이션을 이뤘다.

3일 첫 방송된 tvN 새 월화드라마 ‘하백의 신부’ 1회에서는 물의 신 하백(남주혁)이 신계의 황제 즉위를 앞두고 신석을 모으기 위해 인간 세계로 넘어오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하백은 소아(신세경)의 위로 불시착했다. 하백에 부딪친 소아는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전라 상태였던 하백은 어쩔 수 없이 소아의 의사 가운을 입고 자리를 떠났다. 당시 소아의 가운에는 빚더미를 해결해줄 다이아 반지가 들어있던 상황. 깨어난 소아는 다이아 반지를 도둑맞은 사실을 깨닫고 충격에 빠졌다.

그 사이 신계의 시종 남수리(박규선)와 만난 하백은 뭔가 잘못됐음을 알았다. 돌을 금으로 바꾸고 물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등의 신력을 잃은 것. 자괴감에 괴로워하던 하백은 또 우연히 소아와 다시 마주쳤다. 하백은 소아에게 “(옷은) 잠깐 빌린 것이다. 무엇을 원하느냐. 보답을 하겠다”고 물었다. 소아가 괜찮다고 했음에도 “방자하다”고 혼내면서 “나는 물의 신 하백이다”라고 반복해 외쳤다. 정신과 의사인 소아는 하백을 과대망상증 환자라고 확신하고 그를 외면해 돌아섰다.

두 사람은 강원도 땅에서 세 번째 만났다. 하백은 신의 종의 운명을 타고난 집안의 후손의 땅을 찾았고 소아는 집안에서 물려받은 강원도 땅을 급매하기 위해서였다. 소아는, 하백의 ‘종의 운명’을 타고난 인간이었던 것. 하백과 티격태격하던 소아는 소동 끝에 하백-남수리와 시내로 함께 나가기로 했다.

이번에는 네비게이션이 말썽이었다. 고장난 네비게이션의 안내에 이들은 결국 길을 잃었다. 소아의 차도 산으로 갔고, 드라마도 산으로 갔다. 남수리가 차에 채울 기름을 구하러 간 사이 하백과 소아는 멧돼지를 만났다. 트렁크에 몸을 숨긴 두 사람. 하지만 멧돼지는 환하게 웃으며 더욱 거세게 차를 들이받았다. 트렁크가 열리기 직전, 총성과 함께 상황이 종료됐다. 남수리가 때마침 지나가던 사냥꾼과 함께 나타난 것. 사냥꾼은 멧돼지를 잡으러 곧장 떠났고 그렇게 하백과 소아는 위기를 모면했다. 황당하기 그지없는 전개였다.

급기야 소아를 대신해 하백은 난생 처음 운전대를 잡았다. 소아는 돈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정체도 알 수 없는 사람에게 운전을 맡긴 것. 반나절 전만 해도 “의사는 환자에게 운전을 맡기지 않는다”던 소아의 캐릭터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마지막은 화룡점정이었다. 하백은 자신이 ‘신의 종’임을 깨닫지 못하는 소아를 위해 최후의 수단을 사용했다. 바로 키스였다. 하백은 “신의 은총을 내리니 깨어나라”라고 말하면서 소아에게 키스했다. 사극도 ‘도깨비’도 아닌 남주혁의 대사 톤만큼 오그라드는 엔딩이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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