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2580일 만에 돌아온 조정훈을 어떻게 쓸까

입력 2017-07-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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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조정훈. 스포츠동아DB

롯데 조원우 감독은 3일 퓨처스경기를 TV로 지켜봤다. 마침 TV 중계를 해줬는데 롯데 2군의 투수 1명을 살피기 위해서였다. 그 경기를 보고 조 감독은 마음속으로 ‘1군으로 불러올리겠다’는 결심을 내렸다.

조정훈(32). 롯데 팬들이 잊을 수 없는 이름이다. 2009년 다승왕(14승)이라는 정상을 정복한 뒤, 불꽃을 모두 태워버린 듯 사라진 비운의 에이스였다. 2010년 6월13일 사직 한화전이 마지막 등판이었다. 투수 생명을 걸고, 수차례 수술대에 올랐다. 재활과 수술이 반복됐고, 어느덧 롯데는 재기가 아니라 한 선수의 인간승리를 돕는 ‘의리’ 차원에서 재계약을 해줬다.

그리고, 2017년 7월7일 롯데는 조정훈을 1군으로 콜업했다. 조정훈이 2010년 6월15일 1군 말소가 됐으니 2580일만의 복귀다. 롯데는 조정훈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장시환을 2군으로 내렸다. 이는 곧 장시환의 보직을 조정훈에게 맡긴다는 뜻이 담겨있다.

다만 조 감독은 원칙을 두고, 조정훈을 관리할 방침은 명확히 했다. “연투는 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 2군에서 조정훈의 연투능력까지 확인한 다음에 부른 것이지만 만에 하나 다시 다치면 안 되는 선수이기에 더욱 각별하게 챙기는 것이다.

롯데가 절박한 레이스를 벌이는 현실에서 조정훈을 호출한 것이다. 전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해서 부른 것이지, 동정은 결코 아니다. 조 감독은 “(주무기) 포크볼도 던진다. 직구구속이 최고 145㎞까지 나온다”고 기대를 표시했다.

조정훈은 7일 SK전에 앞서 복귀 인터뷰를 고사했다. ‘1군에서 1경기라도 던진 뒤 하고 싶다’는 의지였다.

조정훈의 카카오톡 메시지는 ‘반드시 다시 일어선다’였다. 결과가 어찌될지는 차치하고, 일단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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