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kt 로치가 뜬금없이 피자 돌린 이유는?

입력 2017-07-12 14: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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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외국인투수 돈 로치(28). 스포츠동아DB

11일 삼성-kt전을 앞두고 있던 수원 kt위즈파크. 전반기를 마치는 소회를 들어보기 위해 불쑥 방문한 kt 김진욱 감독실 탁자 위엔 따끈따끈한 피자 한 판이 놓여있었다. 저녁식사를 위해 따로 특식을 주문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감독은 “선수 한 명이 가져다 준 선물”이라며 슬며시 웃어보였다.

선물의 주인공은 kt 외국인투수 돈 로치(28)였다. 그런데 ‘피자턱’의 배경엔 궁금증이 쏠렸다.

보통은 완투·완봉승이나 한 시즌 10승 정도의 특별한 기록을 거둔 직후 선수단 전체에 ‘한 턱’을 돌리기 때문이다. 반면 로치는 직전 등판인 8일 수원 KIA전에서 2.1이닝 11실점(10자책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작성한 뒤였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사실 로치가 KIA전 등판에서 부진했을 뿐만 아니라 경기 도중 개인적인 감정까지 드러냈다. 아마 그런 점이 미안해서 사과표시를 한 듯하다”고 배경을 전했다.

김 감독의 설명대로 로치는 8일 경기에서 고전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3회초에만 6안타(3홈런) 4볼넷을 내주고 10실점한 데 이어 투구 도중 개인적인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채 화를 표출한 것이다. 이러한 선발투수의 언행을 지켜본 kt 선수들 역시 주눅 들긴 마찬가지였다.

로치는 “지난 경기 결과가 미안해 동료들과 운영직원들에게 피자를 전달했다. 작은 선물이지만, 선수단 분위기가 조금이나마 살아났으면 한다”고 마음을 전했다. 비단 8일 등판뿐만 아니라 최근 8연패로 외국인투수로서 제몫을 하지 못했다는 자책이 함께 느껴졌다. 13일 수원 삼성전에서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 나서는 로치는 이제 피자가 아닌 승리로 제대로 된 보답을 할 수 있을까.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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