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일본축구를 만나다] 벚꽃색 물든 킨쵸 스타디움…팬·선수·구단 하나 된 축제의 장

입력 2017-07-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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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물결로 뒤덮인 세레소 오사카 구장. 실제로 본 J리그는 축제였다. 사진제공 | 하근수

1. 세레소 오사카 홈구장에 가다

경기 시작 두 시간 전부터 북치고 노래
분홍색 유니폼 관중들, 온몸으로 응원
윤정환 감독·김진현 열렬한 지지 체감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일본의 최상위 프로 축구리그 J리그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최고의 리그 중 하나라고들 한다. 단순히 경기력 뿐 아니라 축구 시장의 인프라, 서포터의 규모 등을 비교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J리그의 흥행의 비밀이 궁금해 떠난 현장에서 느낀 J리그의 열기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일본에서의 첫 일정은 세레소와 FC 도쿄의 경기였다. 세레소는 국가대표 골키퍼 김진현이 속해 있고, 윤정환 전 울산 감독이 지휘하고 있어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팀이었다.

킥오프 두 시간 전 도착한 경기장은 이미 사람들로 붐볐다. 야끼와 패스트푸드, 라멘 등 다양한 음식을 파는 푸드트럭 앞에 팬들이 줄을 섰다. 주변엔 아이들이 뛰어놀고, 서포터들은 북을 치고 노래를 불렀다. 남녀노소가 어울릴 수 있는 축제의 현장 같았다.

놀라운 점은 소수의 인원을 제외하곤 모두가 분홍색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는 것이다. 경기장 내 오피셜 스토어 앞에는 유니폼을 포함한 다양한 구단 상품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모였다. 경기장의 분위기는 팬들의 구매 심리를 자극했다. 머플러 등을 구입한 팬들로 가득 찬 경기장은 벚꽃 빛으로 물들어있었다.

반일 감정이 심하다지만, 경기장 곳곳에선 한국 축구인들에 대한 사랑도 엿볼 수 있었다. ‘벚꽃의 수호신 김진현’이란 걸개와 깃발을 경기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세레소 오사카 관계자에 물어보니 김진현은 유니폼 판매량에서도 1위를 달릴 정도로 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었다. 승격 후 세레소를 상위권에 올린 ‘일등 공신’ 윤정환 감독에 대한 열렬한 지지도 팬들의 현수막 등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사진제공|세레소 오사카


세레소의 홈구장 킨쵸 스타디움은 약 2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담한 축구 전용 구장이다. 그러나 경기장을 가득 메운 2만명의 관중들은 원정팀을 위압할 정도의 압도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스탠딩으로 이루어진 N석은 온전히 세레소를 응원할 최적의 무대를 만들었다.

경기 내용 역시 홈 팬들에게 축제를 만들었다. 선제골을 내준 세레소 오사카는 후반전 스기모토의 동점골과 마쓰다의 역전골, 소자의 쐐기골로 3-1 대역전승을 거두고 1위 도약에 성공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벚꽃 물결은 팀의 승리로 장관을 이뤘다.

짜릿했던 경기 후에도 축제는 계속됐다. 구단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수훈 선수의 인터뷰를 보여줬다. 서포터들은 선수들과 사진을 찍으며 온몸으로 교감을 나눴다. K리그나 프로야구에서도 흔히 볼 수 있지만, 구단측에서 적극적으로 팬들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점은 팬들로 하여금 구단에 대한 애착을 가지게 만들었다.

세레소 오사카에서 만난 J리그는 축제와 같았다. 팬, 선수, 구단이 하나가 돼 만든 축제의 현장은 K리그 팬에겐 부러움과 아쉬움을 남겼다.

오사카 | 하근수 스포츠동아 대학생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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