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장·숙소 자체답사…우즈벡 텃세 원천봉쇄

입력 2017-07-2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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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의 운명을 가를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마지막 일정인 9월 5일 우즈베키스탄 원정을 앞두고 대한축구협회는 현지답사를 계획하고 있다. 숙소부터 식사, 훈련여건 등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1월 우즈베키스탄과 예선경기 장면.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우즈벡 원정 현지 답사 나선 축구협회

과거 훈련장 이동에만 1시간 이상 걸려
우즈벡 측이 배정한 곳 이용했다가 낭패
최상의 컨디션 보장…숙소 선택도 심혈


통산 10회,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입을 노리는 한국축구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다. 국가대표팀은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여정에서 부진한 행보를 보여 본선직행에 실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증폭시켰다.

8라운드까지 4승1무3패(승점 13)로 조 2위에 랭크됐지만 경쟁국들의 추격이 매섭기만 하다. 대표팀에게 남은 기회는 2경기다. 8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이란과의 홈 9차전, 그리고 9월 5일 우즈베키스탄과 원정 10차전이다. 파죽지세의 조 1위로 일찌감치 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한 이란도, 우리보다 승점 1이 뒤진 우즈벡도 부담스러운 상대다.

우리는 2승으로 다른 국가들을 따돌린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현실은 결코 장밋빛이 아니다. 6월 카타르 원정참사 직후 경질된 울리 슈틸리케(63·독일) 전 감독으로부터 대표팀 지휘봉을 물려받은 신태용(47) 감독이 ‘첫 경기 3일 전 소집’이라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A매치 소집규정보다 빠른 ‘조기 소집’을 희망하는 것도 그래서다.

대한축구협회는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구단들의 협조를 구해 일부 해외파를 제외한 태극전사들의 원활한 훈련을 돕겠다는 계획이다. 다행히 큰 틀에서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이사회 결정 등 일련의 절차만이 남았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축구계의 지원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모든 운명이 가려질 수 있는 우즈벡 원정에 협회는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선수단의 편안한 잠자리와 질 좋은 식사, 좋은 훈련여건이 보장될 수 있도록 현지답사를 계획했다.

대표팀 스태프가 8월 초 출국해 분요드코르 스타디움과 주요 훈련장, 웨이트 트레이닝 및 사우나 시설이 딸린 호텔을 두루 체크한다. 물론 현지 축구협회의 추천이 있겠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고 따르기보단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한국이 가장 마지막으로 우즈벡 원정을 소화한 때는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초입인 2012년 9월이었다. 물론 5년 전과 지금을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다. 상황이 다르다. 경기장부터 파크타코르 스타디움에서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으로 바뀌었고, 이름값 높은 특급 호텔들도 여럿 들어섰다. 협회는 답사 후 3∼5개 후보 호텔 가운데 1곳을 숙소로 정한다.

가장 우려스러운 문제는 훈련장이다. 과거 우즈벡 축구협회가 배정한 훈련장은 이동에만 1시간 넘게 걸렸다. 잔디의 질과 상태도 몹시 떨어졌다. 당시 누적된 피로에 최악의 환경에서 자책골을 1차례씩 주고받는 핑퐁게임 끝에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번에는 4시간 시차의 현지에서 낭패를 본 뒤 아무런 대책 없이 우왕좌왕하지 않고, 원활한 플랜B로 넘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훈련장을 살피기로 했다. 협회 관계자는 “언제든 빚어질 수 있는 여러 변수들을 미리 통제해야 한다. 우즈벡의 축구 열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상대의 일부 홈 어드밴티지는 감수해야겠지만 우리가 막을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막아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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