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슬기롭지 않은 대본 보안

입력 2017-07-21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대본리딩 현장. 사진제공|tvN

연기자들에게 대본 직접 수령 요구 ‘불만 속출’

케이블채널 tvN 새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제작진의 과도한 대본 보안에 출연자 및 관계자들 사이에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20일 방송관계자에 따르면 ‘슬기로운 감빵생활’ 제작진은 일부 연기자들에게 대본을 직접 수령해갈 것을 요구했다. 실제 한 출연자가 최근 대본을 직접 받아갔다. 거의 24시간 동고동락하는 매니저를 포함해 드라마 출연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람의 대본 접근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제작진의 의도는 드라마 내용이 방영 전에 미리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제작진으로서 방송을 기다린 시청자의 기대와 재미를 최대한 충족시켜주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과유불급’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정상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직접 수령이 어려운 경우 그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극 초반 등장하지 않는 일부 조연 연기자의 경우 그 사이 대본을 받지 못해 방송을 본 뒤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하고 연기해야 한다.

이 같은 풍경은 이미 2015년에도 벌어졌다. 연출자 신원호 PD가 전작 ‘응답하라 1988’ 제작을 지휘할 당시 스포일러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했다. 결국 연기자용 대본 1권만 출고하고, 대본 표지에 ‘복사금지’라는 문구를 적어놓을 정도로 보안에 온 신경을 쏟았다.

출연자의 한 관계자는 “매니저가 대본을 보는 건 내용이 아닌 촬영장소나 일정, 해당 장면에 필요한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현장 상황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다면 촬영 진행에도 어려움이 따를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