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 인터뷰②] “‘군함도’ 향한 혹평도 겸허히 수용”

입력 2017-07-2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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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중기. 사진제공|외유내강

잡티 없이 깨끗한 피부에 30대가 됐는데도 여전히 미소년의 매력을 잃지 않는 배우 송중기(32)는 실은 누구보다 ‘뚝심’이 분명한 남자다. 신중한 어법을 쓰지만 에둘러 표현하는 법 없이 어떤 질문에도 ‘돌직구’ 같은 대답을 내놓는다.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닌 ‘상남자’의 매력도 물씬 풍긴다.

영화 ‘군함도’(제작 외유내강)가 개봉 이틀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27일 오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송중기를 만났다. “영화인생을 시작하는 기분을 느낀다”는 그는 “좋은 평가도, 좋지 않은 평가도 존중하며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예비신부인 배우 송혜교에 대해서도 스스럼없이 풀어냈다. ‘사적인 얘기보다 영화에 집중하고 싶다’는 식의 ‘어설픈 회피’는 애초부터 시도하려 하지도 않았다. 어설픈 ‘양해’는 애초에 구하지도 않았다.


-평점 1점을 주는 악의적인 공격도 있다.

“5점이든, 1점이든 무조건 존중한다. 솔직한 내 진심이 그렇다. ‘군함도’는 내 자식과 같은 작품이지만 그건 개인의 몫이다. 여러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이 이뤄진 일본 나가사키현 하시마를 배경으로 한다. 자의로, 타의로, 바다 위 외딴 섬에 갇힌 이들은 해저 1000m에 이르는 탄광에서 혹사당하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마침내 대탈출에 나선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인물 가운데 송중기는 군함도에 갇힌 독립투사를 구출하려 잠입하는 광복군 특수요원 박무영을 연기했다.


-혹독한 촬영이었을 텐데.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 있다. 촬영 전 준비 과정에서 소희(극중 황정민의 딸)가 기모노를 입은 입고 있는 사진을 보고 기분이 정말 나빴다. 좋지 않았다. 딸을 둔 아빠들은 영화를 보고서 나와 비슷한 반응이더라. 정말 화가 치밀었다.”


-함께 출연한 황정민·소지섭에게서 받았을 영향도 궁금하다.

“배울 점 많고 영향도 받았지만, 따로 마음이 가는 분은 이경영 선배다. 감히 말한다면 ‘군함도’로 가장 크게 얻은 것은 이경영 선배다. 지금은 ‘삼촌’이라고 부른다.”


-호칭이 특이하다.

“어머니랑 두 살 차이인데, 형님이라고 할 순 없잖나. 하하! 삼촌도 그 말을 듣고 흔쾌히 오케이 했다. 어떤 면에선 소년 같다. 나보다 휴대전화 이모티콘 활용도 잘한다. 입바른 소리 같지만 정말 매력적인 분이다. 1980~1990년대 영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군함도’로 많은 걸 얻었지만 잃은 게 있다면 ‘일본한류’가 아닐까.

“누가 뭐래도 나에겐 한국이 중요하다. 내가 ‘한류 인기’를 얻을 수 있던 이유는 한국 작품이 있어서다. (소)지섭 형도 하는데, 내가 무슨.”


-일본에서 불편한 반응도 나오는데.

“대략 전해 들었고, 예상했던 바다. 다양한 평은 어디에나 존재하지 않나. 국가보훈처에서 만든 영상이 아니라 상업영화다. 창작자의 자세로, 다양한 반응을 받아들이려 한다.”


-‘돌직구’ 스타일 같다.

“무언가를 선택할 때, 혹시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도, 일단 내 소신대로 간다. 그 선택에 따라 적이 생길수도, 나를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내 소신을 믿는다. 돈도 내 선택의 기준은 아니다. 류승완 감독님 말처럼 좀 촌스러운 구석이 있어서 그렇다. 하하! 소신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게 마음 편하다.”


-영화처럼 1945년 군함도에 있었다면, 극 중 인물 중 누구와 가장 닮았을까.

“신승환 배우가 연기한 고충호! 윤학철(이경영) 선생을 극진하게 모시잖나. 나였어도 어른을 잘 모셨을 것 같다. 말하고 보니 결론은 ‘러블리 이경영’이네. 하하!”

주위에 사람도 많고 사람에게 잘하기로도 유명한 송중기는 데뷔부터 함께 한 매니저와 10년째 일하는 것은 물론 스태프 역시 살뜰히 챙긴다. “사람을 좋아한다”는 그는 “그래도 좋은 것, 싫은 것은 분명한 편”이라고 했다.

“나는 끼리끼리 모인다는 말을 믿는 편이다. 계산적이거나 가식적인 것은 경계한다. 진심인지 가식인지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이광수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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