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축구, ‘AFC 투비즈’에 길을 묻다

입력 2017-08-0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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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 투비즈 홈구장에서 함께 포즈를 취한 심찬구 구단주(왼쪽)와 레이몽 란게드리스 전 사장. 사진제공 ㅣ 스포티즌

■ 스포티즌 심찬구 대표의 해법 제시

스포티즌, 국내 첫 벨기에 프로축구단 인수
선수들 유럽 진출 돕는 연결고리 역할 자처
심 대표 “선수와 구단에 새로운 기회 될 것”


2017년, 한국축구를 수식하는 말은 ‘위기’다. 성인대표팀은 월드컵 본선 진출을 놓고 위태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고, K리그 클럽들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팀을 배출하지 못하며 아시아 최고 리그라는 자부심에 상처를 입었다. 리그 흥행 역시 주요 선수들이 중국, 일본, 중동 등으로 진출하며 흥행 동력을 잃어버린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위기상황을 한국 축구 발전의 기회로 여기는 사람이 있다. 바로 스포츠 비즈니스 기업 ‘스포티즌’의 대표이자, 벨기에 프로구단 AFC 투비즈의 구단주 심찬구 대표다. AFC 투비즈를 통한 플랫폼 비즈니스로 한국 축구산업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는 심 대표를 만나봤다.

심대표는 2014년 국내 기업 최초로 유럽 프로축구팀 인수를 결정했다. 우려하는 시선들도 많았지만, 인수 후 3년 동안 현지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한국축구 유망주 이재건을 벨기에 무대에 데뷔시켰고, AFC 투비즈에서 활약하던 조지아 U-21 국가대표 출신 레반 센겔리아를 대전 시티즌으로 임대이적 시키는 등 유의미한 성과도 냈다.

인수 4년차를 맞는 이번 시즌을 맞아 심대표의 목표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축구 ‘플랫폼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다. 현재 AFC 투비즈가 속한 벨기에 1부 디비전B는 중국, 유럽, 이집트 등 다양한 자본들이 투입되고 있다. 벨기에 리그에 자본이 몰리는 까닭을 심 대표는 플랫폼 비즈니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심 대표는 “현재 유럽 빅클럽들은 전 세계 다양한 구단들을 연결해 하나의 시스템을 형성하고 있다. 구단 간의 연결 구조는 유럽 구단들이 어린 유망주를 육성하는 하나의 통로가 되고 있다. 투비즈 역시 이런 플랫폼으로 활용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사진제공|투비즈


실제로 다음 시즌부터 AFC 투비즈에서는 포르투갈 명문 클럽 ‘벤피카’와 세리에 A의 ‘우디네세’ 소속 선수들이 임대 이적해 벨기에 무대에서 활약한다. 심대표가 말한 플랫폼 비즈니스가 실행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심 대표는 현재 K리그의 위기를 플랫폼 비즈니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대표는 “한국 축구가 위기라는 시선이 많은데, 오히려 유럽에서는 아시아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다. 투비즈를 통해 한국 선수를 진출 시키려는 목적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유망주들을 투비즈를 통해 성장시켜서 선수와 구단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직까진 국내 정서상 쉽지 않다”며 아쉬워했다.

이번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 심 대표는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과 플랫폼 비즈니스 안착”이라고 답했다. 심대표는 “한국에서도 팬분들이 성원해주시는 걸로 알고 있다. 비즈니스 차원에서 거시적인 접근도 필요하지만, 일정 이상의 성적을 거둬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한국 선수들이 더 좋은 조건에서 뛸 수 있도록 올 시즌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구단주로서 이번 시즌 각오를 밝혔다. AFC 투비즈는 한국 시간으로 오는 6일 SV 로셀라르를 상대로 홈 개막전을 치른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통해 축구 본고장 유럽에서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심찬구 대표의 AFC 투비즈가 이번 시즌 목표했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허보람 스포츠동아 객원기자 brhuh@sportiz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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