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표팀 전투식량은 라면과 즉석밥?

입력 2017-08-0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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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원정을 떠난 남자농구대표팀의 필수품은 라면과 즉석밥이다. 이번엔 무려 300만원 어치의 비상식량을 구입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레바논 호텔식 대용 300만원 어치 공수

한국남자농구대표팀은 8월 6일 ‘2017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이 열리는 레바논 베이루트로 출국했다. 선수 12명과 허재(52) 감독, 김상식(49) 코치, 트레이너, 매니저, 전력분석원, 대한농구협회직원 등 총 23명으로 선수단을 꾸렸다. 이들은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호텔에서 대회 마지막 날(8월 21일)까지 2주 가량 머문다.

가장 큰 문제는 음식이다. 호텔에서 매끼마다 뷔페식을 제공하지만, 선수들 입맛에 맞지 않을 경우에는 낭패다. 이틀에 한 번 꼴로 경기를 뛰어야 하기 때문에 허기진 상태로 2주를 버틸 수는 없다. 이 때문에 그동안 남·여 농구대표팀은 타국에서 펼쳐지는 대회에서는 반드시 별도의 음식을 챙긴다.

여기에서 빠지지 않는 메뉴는 단연 라면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농구대표팀 남정수 매니저는 “선수들은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가 아닌 이상 호텔 밥이 입에 맞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라면과 즉석 밥만 300만원 어치 샀다. 경기시간이 밥시간과 맞지 않을 경우나 선수들이 허기가 질 때 반드시 라면과 밥을 찾는다”고 했다.

그간 농구대표팀은 대회 장소가 열리는 곳의 한인회 도움도 많이 받았다. 남 매니저는 “작년에 이란 대회 때는 한인회에서 많은 양의 불고기를 해 주신 덕분에 큰 도움이 됐다. 이번 레바논에서는 한인회의 도움을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매일 라면만 먹을 수는 없다. 현지 마트에서 고기를 사다가 직접 제육볶음이나 반찬을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요리는 매니저의 몫이다. 대기업의 든든한 후원을 받는 축구국가대표팀은 전담요리사를 대동하지만 농구대표팀에서는 꿈도 못 꿀 일이다. 남 매니저는 “이번에 각종 양념장도 많이 사뒀다. 선수들이 훈련하러 나가 있는 시간에 나는 요리를 해야 한다”며 웃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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