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연잡] 스크린 독과점…누가, 어떻게 배정하길래?

입력 2017-08-1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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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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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데 있는 연예가 잡학상식을 알려드립니다.

특정 영화가 거의 모든 극장 스크린을 싹쓸이하는 상황이 최근 빈번하다. 한 편의 영화가 어떻게 국내 극장 스크린의 80%를 차지하는 상황이 벌어질까.

국내 극장 관객 매출점유율의 97.1%(2016년)를 차지하는 대기업 멀티플렉스 극장체인은 자체 기준과 절차를 통해 개봉영화의 스크린을 배정한다. 회사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핵심은 비슷하다. 자체 프로그램을 통한 분석을 주요 토대로, 외부 환경과 사전 반응을 종합해 스크린 수를 배정한다.

먼저 CJ CGV는 자사 프로그램팀을 통해 흥행을 예측한다. 작품별 흥행 가능성을 예상한 뒤 관객수 전망 및 좌석비중을 산정하는 방식. 이를 토대로 각 극장별 특성을 반영해 배급사와 협의를 거친 뒤 각 극장에 편성안을 전달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편성안은 그 자체로 가이드일 뿐. 전국 각 지역 극장의 점주 혹은 매니저는 해당 극장이 위치한 지역적 특징과 관객 분포도를 고려해 편성을 조정할 수 있다.

롯데시네마도 비슷한 방식. 개봉을 앞둔 영화의 정보를 취합하는 과정이 1단계다. 감독과 출연 배우의 앞선 흥행성적과 인지도, 제작비 규모 등을 종합한다. 이에 더해 개봉 전 진행된 시사회를 통해 모아진 관객 평가와 온라인 포털사이트에서 나타나는 반응, 배급사와 영화 관계자들의 평가를 종합해 편성안을 수립해 각 극장에 전달한다.

하지만 이 같은 ‘룰’은 거대한 매출이 기대되는 대작 앞에선 여지없이 무너지기 일쑤다. 유명 배우가 출연한 대작에는 너그럽고, 실험성이 돋보이는 새로운 영화에는 인색한 대기업 극장체인의 민낯은 자주 목격된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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