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복선? 류현진은 왜 샌프란시스코 원정을 건너뛸까?

입력 2017-09-10 16: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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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LA 다저스 류현진(30)의 선발등판 일정이 돌연 취소됐다. 당초 12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원정경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마에다 겐타가 하루 앞당겨 이 경기에 출격한다. 현재로선 다음 등판 일정도 미정이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10일 콜로라도 원정경기를 앞두고 “류현진이 지금까지 21차례 선발 등판했다. 잠시 휴식을 주기로 했다. 한 차례 쉬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시즌에도 건강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로버츠 감독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배려’ 차원의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어깨 수술을 받고 2년 가까이 쉰 류현진은 올 시즌 117.2이닝을 던졌다. 텍사스에서 이적해온 다르빗슈 유를 제외한 다저스 선발투수들 중 4번째로 많은 투구이닝이다. 구원 한 차례를 포함해 22경기에 등판해 5승7패1세이브, 방어율 3.59로 수술 전의 상태로 돌아가고 있음을 입증했다.

문제는 이번 발표가 워낙 전격적이었던 데 있다. 로버츠 감독은 최근까지도 6인 선발 로테이션 유지 방침을 밝혀왔다. 이에 따라 류현진의 12일 등판이 예정됐다. 게다가 류현진의 몸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전 등판인 6일 애리조나전에선 승리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6이닝 3안타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또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도 2경기에서 1패, 방어율 0.69(13이닝 1실점)로 무척 강했다.

이런 마당에 류현진의 등판 일정이 조정돼 현지에서도 그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일단은 최근 팀 상황과 향후 포스트시즌 선발진 구성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는 지난달 27일 밀워키전 이후 5연패, 9연패를 한 차례씩 당하며 1승14패에 그치고 있다. 다르빗슈 또한 다저스 합류 이후 6경기에서 2승3패, 방어율 5.34로 부진하다. 클레이튼 커쇼~다르빗슈~알렉스 우드~리치 힐로 전망됐던 포스트시즌 4인 선발 로테이션 구상에도 균열이 생겼다. 이로 인해 포스트시즌 엔트리 결정을 위한 복잡한 방정식이 로버츠 감독 앞에 놓여진 상태다. 류현진의 이번 선발등판 조정도 그 해법을 찾기 위한 ‘복선’으로 추측된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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