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헥터 동반 20승? ‘만들어주기’는 없다!

입력 2017-09-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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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헥터(뒤쪽).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만들어주는 20승’은 없다. 나란히 18승을 기록하며 다승 부문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KIA 양현종(29)과 헥터 노에시(30) 두 명의 얘기다. 최소 둘 중 한 명이 다승왕을 거머쥘 것이 유력한 가운데, 이제는 1985년 삼성 김시진, 김일융(이상 25승) 이후 32년 만에 한 팀에서 동반 20승의 주인공이 나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kt와의 광주 홈 경기를 치르면서 KIA는 이제 정규시즌 종료까지 11게임이 남았다. 양현종과 헥터가 최소 두 차례씩 등판할 수 있는 상황이다. 팀이 정규시즌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하면 로테이션 조정도 가능하다. 둘 다 공평하게 20승 도전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김기태 감독은 kt전을 앞두고 “일단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양현종과 헥터의 20승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대진) 투수코치와도 상의해보겠다”고 밝혔다.

KIA 양현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만들어주기 20승은 없다

투수에게 한 시즌 20승은 영광스러운 기록이다. KBO리그 35년 역사에서 1982년 OB 박철순(24승)을 시작으로 17명만이 그 영광을 누렸다. 선발로만 20승을 따낸 투수는 2016년 두산 더스틴 니퍼트(22승)까지 총 8명뿐이며, 2000년대 들어선 2007년 두산 다니엘 리오스(22승)와 2014년 넥센 앤디 밴 헤켄(20승), 니퍼트까지 세 명만이 해냈다. 양현종은 2000년대 들어 토종 투수로는 처음으로 20승에 도전하는 셈이다.

투수들은 늘 “개인보다 팀 승리가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막상 기회가 찾아오면 20승은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기록이다. 방어율과 달리 본인의 노력은 물론 타선과 수비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선발투수의 20승이라면 더욱 그렇다.

물론 이들 두 명이 선발 등판하지 않더라도 승수를 쌓을 방법은 있다. 5회 이전, 팀이 앞서고 있는 상황에 구원 등판하는 것이다. 작정하고 ‘만들어주기’를 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방법이다. 그러나 KIA 이대진 투수코치는 “중간에 등판해 20승을 만들어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선수들의 컨디션과 의견을 고려해 상황에 맞게 등판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KIA 헥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양현종-헥터, 둘의 의지가 최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양현종과 헥터의 20승 달성 의지다. 김 감독은 “선수 본인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했다.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더라도 양현종과 헥터가 20승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 그 기회를 주겠다는 얘기다. 이는 20승뿐만 아니라 이닝과 삼진 등의 기록에도 해당한다. 이 코치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그는 “일단 지금의 선발로테이션을 유지한다고 보면 된다. (양현종과 헥터가) 타이틀에 크게 욕심이 없다고 해도 19승을 달성하면 모르는 것이다. 둘의 생각을 들어 보겠다”고 밝혔다.

광주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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