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승격 희망 살리고…황망하게 떠난 조진호 감독

입력 2017-10-1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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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조진호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급성 심장마비로 세상 떠나…향년 44세

K리그 챌린지(2부리그) 부산 아이파크를 이끌어온 조진호 감독이 10월 10일 오전 11시 38분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유명을 달리했다. 향년 44세.

부산 구단은 이날 “조 감독이 클럽하우스 인근의 자택을 나와 출근하다 인근 산책로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져 있는 것을 아파트 주민이 발견해 긴급히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빈소는 양산부산대병원 장례식장 특2호실(055-389-0600)에 마련됐다. 발인은 12일이다. 유족으로 아내 우수희 씨와 1남 1녀를 두고 먼 길을 떠났다.

K리그 현역 사령탑의 갑작스러운 비보는 조 감독이 처음이 아니다. 1999년 9월 부산 대우 신윤기 감독이 급성백혈병으로 42세의 나이에 황망하게 세상을 떠났다. 2016년 11월 클래식(1부리그) 상주상무를 떠나 부산 지휘봉을 잡은 조 감독은 2018시즌 클래식 승격을 목표로 쉼 없이 달려왔다.

정규리그 33라운드까지 소화한 현재 부산은 17승10무6패(승점 61)로 선두 경남FC(승점 70)에 이은 2위에 올라 있다. 올 시즌 챌린지 잔여 라운드는 3경기에 불과해 현실적으로 클래식 직행은 어려워졌지만 플레이오프(PO)를 통과하면 다음 시즌부터는 K리그 최고 무대를 누빌 수 있어 더욱 안타까움이 남는다. 공교롭게도 10월 8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 원정이 고인의 생애 마지막 경기였다. 이전까지 6점차로 1위를 추격하던 경남은 절체절명의 대결에서 0-2로 패해 사실상 챌린지 우승이 좌절됐다.

조 감독은 1991년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청소년선수권(현 20세 이하 월드컵)에 남북단일팀으로 출전, 당시 대표팀의 8강 진출에 큰 역할을 했고 이듬해 바르셀로나올림픽에도 출전했다.

프로 데뷔 후에도 활약은 꾸준했다. 1994미국월드컵과 19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명성을 이어갔다. 지도자로서의 족적도 깊었다. 화려하진 않았어도 꾸준하게 성과를 냈다. 2014년 대전 시티즌을 챌린지 우승으로 이끌며 클래식 승격을 일궜다. 이듬해 5월 성적 부진으로 물러났으나 클래식 상주상무 사령탑에 올라 2016시즌 팀을 사상 첫 상위 스플릿에 올려놓았다.

축구계는 언제나 활발하게 대중과 소통하던 조 감독의 사망으로 큰 충격에 빠졌다. 특히 이날 열린 클래식 스플릿 라운드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각 구단 감독들은 생전의 고인을 떠올리며 아픔을 나눴다. 제주 유나이티드 조성환(47) 감독은 눈물을 흘려 좌중을 숙연케 했다.

대한축구협회와 태극전사들도 애도의 물결에 동참했다.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스위스 빌-비엔에서 열린 모로코 평가전에 앞서 양팀 선수단이 도열한 가운데 조 감독을 추모하는 묵념을 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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