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현장] “우리 가슴에 영원할 것”…‘김지석의 밤’(종합)

입력 2017-10-15 17: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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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윤나 기자

[BIFF 현장] “우리 가슴에 영원할 것”…‘김지석의 밤’(종합)

올해 5월 제70회 칸국제영화제 출장 중 타계한 故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겸 수석프로그래머. 그를 그리워하는 수많은 영화인들이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그를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위해 그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던 故김지석 부집행위원장, 그래서 더욱 슬픈 밤이었다.

1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그랜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는 故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겸 수석프로그래머를 기리는 추모 행사 ‘김지석의 밤’이 개최됐다. 이날 김동호 이사장 , 강수연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도종환 문화체육부장관 및 영화인들이 참석해 그의 추모행사를 기렸다.

이날 김동호 이사장은 “고인이 바랐고 추진했던 아시아 독립 영화인들의 네크워킹과 협업을 하게 하기 위해서 부산 플랫폼을 올해 처음으로 창설했다. 고인이 창설했고, 또 추진해왔던 뜻을 기리기 위해 지석상을 만들어서 아시아에 새로운 감독을 발굴하는 데에 추진할 수 있도록 그렇게 새로운 상을 만들었다”고 이번 영화제에서 故김지석 부집행위원장을 위해 준비한 것들에 대해 말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멀리에서 오신 감독들도 참석해주신 데에 특별한 감사를 드린다. 특히 고인에 문화훈장을 줄 수 있게 도와주시고, 오늘 직접 방문해주신 도종환 문화체육부장관께 특별히 감사드린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존재하는 한, 김지석 부집행위원장은 영원히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또 여기에 계신 분들의 가슴과 머리에 영원하리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사진|최윤나 기자



도종환 문화체육부장관이 故김지석 부집행위원장 겸 프로그래머의 아내에게 직접 보관문화훈장을 전달했다. 보관문화훈장은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정부가 수여하는 훈장이다. 故김지석 부집행위원장은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창설을 주도한 이래, 아시아 담당 프로그래머, 수석프로그래머, 부집행위원장으로 활약하며 부산국제영화제를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영화제로 발전시키는데 큰 노력을 쏟았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수많은 영화와 영화인을 발굴하여 세계에 널리 알림으로써 한국 영화와 아시아 영화의 위상을 널리 알리고 그 입지를 다지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 장관은 이날 “김지석이 이 자리에 없어서 마음이 아프다. 살아있을 때 이 훈장을 줬어야 했는데, 돌아가신 뒤에 훈장을 가지고 와서 죄송하다. 故김지석 부집행위원장님은 ‘부산국제영화제는 나의 꿈의 구장’이라고 말씀을 늘 하셨다. 1996년 우리나라에 변변한 영화제가 하나 없을 때, 문화의 사막에 영화제의 나무를 심으셨다. 가슴으로만 영화를 하지 않았고, 손발로만 영화를 하지 않았고 그는 온 몸을 던져서 영화를 하신 분이다. 20년 넘도록 영화제만 생각하고 애정을 쏟아 부어서 부산국제영화제를 세계 정상급 영화제로 발전시키신 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최윤나 기자



이어 도 장관은 “그런 그가, 지난 5월 칸영화제에서 세상을 떠나셨다. 영화제만을 위해서 일하다가 영화제에서 운명을 달리 하셨다. 그는 영화를 위해서 우리 곁에 왔다가, 영화를 위해 간 사람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는 모든 영화인과 관객에게 꿈과 상상을 나누기 위해 왔다 간 사람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난 몇 년간 문화계에 블랙리스트라는 기나긴 어둠을 통과하면서 부산영화제를 살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좌절을 겪었을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김지석 부위원장은 참된 문화 민주주의를 위해 외압에 온 몸을 던져 저항한 분이다. 또 영화제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며 온 몸을 바치신 분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다시 모두의 꿈의 구장이 돼야한다. 정부는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을 하되, 간섭 하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과 손을 잡고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지혜를 구하며 부산국제영화제의 발전, 한국영화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영화제가 앞으로 더 발전하고 세계 교류의 장으로 눈부시게 성장하길 기원한다”고 말하며 故김지석 부집행위원장의 지난날을 회상했다.

생전에 김지석 부집행위원장과 뜻을 함께 했던 외국 감독들 또한 “우리와 함께 계신다고 믿는다. 오늘 이 자리에 우리와 함께 계실 것이다. 우리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나. 예술은 돈이나 유명세를 위한 것이 아니다. 예술이라는 것은 사회에 대한 애정, 그리고 사회에 대한 역할과 책임에 대한 것이다. 김지석 부위원장님은 우리의 훌륭한 마스터였다. 훌륭한 롤모델이었다. 제발 우리와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 항상 우리가 당신을 사랑했다는 걸 기억해주시길 바란다. 3년 전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그의 사무실에 갔던 게 기억난다. ‘다이빙벨’을 상영하면 안 좋은 일이 있을 수도 있다는 내용이 담긴 서류를 봤다. 창문을 닫고 그가 말하길 ‘이렇게 우리가 압박을 받더라도 영화에는 검열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아주 자상하고 젠틀했지만 용감한 사람이기도 했다”고 고인과의 과거를 회상하며 기리는 시간을 나눴다.



마지막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일본어로 죄송하다. 수많은 일본 감독들과 배우들이 故김지석 부집행위원장과 좋은 추억이 많이 있다. 여기로 오는 도중 스태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자리는 장례식이 아니라, 고인을 기리는 자리이기 때문에 추억을 나눈다고 들었다. 나는 좋은 추억만 가지고 있다. 거의 다 영화에 관한 이야기였다. 서로 같은 영화를 재밌다고 느꼈다면, 사진 속 모습처럼 행복해하시던 표정을 지으셨다. 그 표정을 잊지 못한다”라고 말하며 故김지석 부집행위원장과의 추억을 회상했다.

한편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2일부터 오는 21일까지 부산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세계 75개국에서 300여 편의 영화가 출품,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 등 부산 지역 5개 극장 32개 스크린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해운대(부산)|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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