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포스의 최민식과 마동석이 제대로 맞붙는다. 최민식은 영화 ‘침묵’으로 마동석은 ‘범죄도시’에 이어 코미디 영화 ‘부라더’로 스크린 문을 두드린다.
먼저 최민식이 주연을 맡은 ‘침묵’은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로 자신의 딸이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는 남자 ‘임태산’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박신혜 이하늬 류준열 이수경 등 많은 배우가 함께했지만 최민식이 이끄는 힘이 절대적이다. 냉철한 사업가와 아버지 그리고 한 남자로서의 감정을 깊이 있게 그려냈다.
‘해피엔드’(1999) 이후 18년 만에 최민식과 재회한 정지우 감독은 “‘침묵’은 장르가 최민식인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최민식은 그 무엇이라도 벨 수 있는 칼 같은 날카로움이 있다. 최민식 배우의 눈을 통해 가슴 아픈 감정을 절절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언급했다.
범죄 오락 액션 ‘범죄도시’를 600만 돌파로 이끈 마동석은 전혀 다른 코미디 영화 ‘부라더’를 선보인다. ‘부라더’는 안동 종갓집의 장례식을 배경으로 집안을 팔아먹으려고 고군분투하는 근본 없는 진상 형제의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영화다.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원작 뮤지컬을 연출했던 장유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마동석과 이동휘가 형제로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연출에 의한 재미보다 두 배우가 주고받는 과정에서 나오는 웃음이 더 크다. 마동석은 기대보다 더 웃기고 이동휘는 예상보다 더 깊이 있게 표현해냈다. 이들이 캐릭터를 두고 고뇌한 흔적이 영화에서도 보인다. 이가운데 ‘부라더’에도 출연한 이하늬는 ‘침묵’과 180도 다른 캐릭터로 매력을 발산한다.

12년 전 우리 곁을 떠난 故 이은주도 유작으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이병헌과 호흡을 맞춘 멜로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가 재개봉하는 것. 극 중 서인우(이병헌)가 사랑했던 안태희(이은주)와 이별 후 17년 만에 만난 것처럼 ‘번지점프를 하다’도 17년 만에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가을에 어울리는 멜로 영화이자 그리운 이은주를 다시 볼 기회. 더불어 충무로 대표 배우 이병헌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는 작품이기에 기대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신작들이 나란히 개봉한다. 다큐멘터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를 연출한 진모영 감독이 새터민 머구리이자 한 가장의 고뇌에 주목한 ‘올드마린보이’, 박성웅 윤승아 오승훈의 ‘메소드’도 2일 개봉한다. 더불어 공포 영화의 1인자 제임스 완이 제작한 ‘직쏘’, ‘너의 이름은.’으로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신카이 마토코 감독의 2007년작 ‘초속 5센티미터’도 함께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