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실화의 힘…軍 문제 폭로작 ‘1급기밀’ 커밍순 (ft.최승호 사장)

입력 2017-12-11 11: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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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홍기선 감독의 유작 ‘1급기밀’이 2018년 1월 개봉한다. 고인의 사회 고발 실화 3부작 가운데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져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지난해 타계한 故 홍기선 감독의 기일을 나흘 앞둔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영화 ‘1급기밀’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1급기일’에 출연한 김상경 김옥빈 최무성 최귀화 김병철이 참석했다.

이날 김상경은 “우리 모두 ‘감독님이 이 자리에 같이 있으면 참 좋을텐데’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은 오히려 감독님 생각을 많이 안 하려고 노력한다. 그냥 감독님이 곁에 있다고 생각하고 홍보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면서 “슬픔을 느끼지 않고 온전히 영화로, 감독님이 살아계신 것처럼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고 고백했다.

김옥빈은 “감독님은 현장에서 화를 한 번도 내지 않았다. 내가 기억하는 현장 속 모습”이라면서 “지금도 돌아가셨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영화가 완성돼 나온 만큼 작품이 잘 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1급기밀’은 국가라는 이름으로 봉인된 내부자들의 은밀한 거래를 폭로하는 범죄 실화극. 2002년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외압설 폭로와 2009년 군납문제를 MBC [PD수첩]을 통해 폭로한 해군 소령의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다. 비전향 최장기수 김선명의 실화를 다룬 ‘선택’과 이태원 햄버거가게 살인사건을 극화한 ‘이태원 살인사건’에 이은 홍기선 감독의 사회 고발 실화 3부작 마지막 작품이다.

먼저 김상경은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되는 ‘박대익’ 중령 역을 맡았다. 김상경은 “나는 정치색이 없는 배우다. 그런데 ‘화려한 휴가’를 통해 괜히 정치색이 조금이 생겼다. 광주와 관련된 영화라서 그런 것 같다”고 고백했다.

김상경은 정치색과 무관하게 ‘실화’ 소재의 작품이라 끌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화의 힘’이 엄청나게 세다. 다른 작품보다 실화를 근본으로 하는 작품을 더 좋아한다”면서 “이번에도 처음에 읽었을 때 시나리오에서 힘을 느꼈다. 고발 영화라 끌린 것은 아니다. 일부러 맞추려고 한 건 아닌데 요즘 사회 분위기와도 잘 맞더라. 영화의 힘이 좋았다. 이 세상에 있어야 할 영화라고 생각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김옥빈은 올해의 기자상을 수상한 탐사보도 전문기자 ‘김정숙’ 역으로 열연했다. ‘소수의견’에 이어 두 번째 기자 캐릭터. 김정숙은 과거 ‘PD수첩’을 이끌었던 최승호 現 MBC 사장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다.

김옥빈은 “‘소수의견’보다는 조금 더 성장한 캐릭터였다. 끝까지 놓지 않고 책임감 있게 사건을 이끄는 인물이라 그런 변화가 정말 좋았다”며 “기자 캐릭터를 한 번 해봐서 좀 더 수월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건의 실제인물인 기자를 만나서 사건의 진행 과정을 듣다보니 반성되더라. 내가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이라고 고백했다. 실제로 최승호 사장(당시 PD)과 만나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접했다는 김옥빈은 “만남 이후 ‘노력하고 잘 해보겠다. 잘 만들어보겠다’고 문자를 보냈다. 며칠 전에 그 분이 MBC 사장님이 됐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더불어 김옥빈은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이 아예 없지는 않다. 많이 참고 살고 있다”면서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너무 하고 싶었다. 개봉 후 우리 작품이 어떻게 보여지고 평가받을지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최선을 다해서 작품에 임한다”고 밝혔다.

배우들 간의 훈훈한 덕담도 오갔다. 김상경은 김옥빈의 존재감에 대해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보는 느낌이었다. 일단 말투가 부드럽더라. 오늘도 우리 작품의 홍일점”이라고 칭찬했다. 최귀화는 “‘악녀’를 같이 찍었는데 사람을 치고 패고 때리고 다니다가 이번에 또 만났다. ‘1급기밀’에서도 포스가 있더라. 존재감이 대단했다”고 말했다.

영화 ‘4등’과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최무성과 ‘범죄도시’의 흥행 일등공신 최귀화, 드라마 [도깨비]의 신스틸러 김병철, 영화 ‘군함도’의 신승환 등도 함께했다. 최귀화는 “시나리오가 정말 탄탄하다. 보통 한 번에 처음부터 끝까지 잘 못 읽는데 이 작품은 단숨에 읽었다. 사회적인 편견이 없다면 그 어떤 영화보다 재밌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추천했다.

‘1급기밀’ 배우들은 자칫 영화가 무거운 정치 영화가 될 것을 우려했다. 김상경은 “정권이 바뀌니까 이런 영화가 많이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일부러 시기를 맞춘 게 아니다. 우리가 영화를 작업할 때는 현 대통령이 아니었다. 우연치 않게 사회적인 변화가 있었을 뿐”이라며 “우리 영화는 정치적인 영화가 아니다. 이순신 장군 시절부터 있었던 군납 비리에 대해 이야기한 것. 상업 영화다. 재밌게 봐달라”고 강조했다. 김옥빈 또한 “먼저 영화를 봤는데 무거운 영화가 아니었다. 깔깔 거리면서 웃으면서 봤다”고 거들었다.

‘1급기밀’은 감독의 뜻을 이어 동료 영화인들이 후반 작업을 마치고 2018년 1월 개봉 예정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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