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열린 그랑프리 경정 결승전에서 유석현, 김효년, 박정아, 김응선, 김종민, 심상철이 불꽃 튀는 경쟁을 펼쳤다. 김응선(4번)이 우승하며 생애 첫 대상경주 챔피언에 올랐고, 심상철(6번)이 2위를, 유석현(1번)이 3위를 차지했다. 사진제공|경륜경정사업본부
심상철, 다승·상금 등 모든 부문 싹쓸이
28승 민영건·27승 최광성 신흥강자 우뚝
그랑프리 경주가 막을 내리면서 2017시즌 경정도 1회차만 남겨 놓고 있다. 경주 운영 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선수와 팬들이 빠르게 적응하면서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2017 시즌 경정의 가장 큰 특징과 그랑프리 결과를 정리해본다.
● 심상철의 독주와 신흥 강자들의 출현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심상철(7기, 35세, A1등급)이 다승, 상금, 성적 등 모든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며 경정 최강의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45승으로 한 시즌 50승 달성이라는 대기록에는 실패했지만 지난 시즌 자신이 세운 41승을 훌쩍 넘어섰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배 우승, 스포츠경향배 우승, 쿠리하라배 우승,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등 각종 대회를 싹쓸이했다.
심상철은 그랑프리경정에서도 모터와 코스(6번)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대단한 집중력과 과감한 경주를 펼친 끝에 2위를 기록했다. 결승전에서는 0.01초라는 경이적인 스타트를 선보이며 경정팬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심상철의 독주 속에 신흥 강자들의 활약도 도드라진다. 지난 시즌부터 두각을 나타낸 4기생 민영건(4기, 41세, A1등급)은 올 시즌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며 강자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현재 28승으로 데뷔 후 최고 성적을 내고 있다. 노장급이지만 27승을 거둔 최광성(2기, 43세, A1등급)도 확실한 강자로 올라섰다. 여기에 신진급 12기 유석현(30승), 13기 김민준(26승) 등도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선수들이다.
● 11기 대표주자 김응선, 그랑프리 이변 연출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깜짝 우승이었다. 김응선(32세, A1등급)은 21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그랑프리 결승에서 우승하며 챔피언에 등극했다. 김응선은 배정받은 159번 모터의 성능과 쟁쟁한 실력자들에 밀려 20일 예선 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20일 일반 5경주 3번 코스에서 0.24초의 빠른 스타트와 호쾌한 휘감기로 선두를 꿰찼다. 두 번째 관문인 특선 13경주는 심상철이라는 어려운 상대를 넘으며 예선 2연승, 4위의 성적으로 결승에 올랐다.
21일 15경주 그랑프리 결승에서도 김응선의 집중력은 빛났다. 결승에는 올 시즌 경정 최강자 6명 유석현, 김효년, 박정아, 김응선, 김종민, 심상철이 출전했다. 이때까지도 4번 코스에서 경주를 시작한 김응선을 주목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평균 착순점 6점대 모터가 즐비한 경주에서 김응선은 심상철과 함께 4점대 모터를 배정받았기 때문이다.
‘모 7, 기 3(모터 70%, 기술 30%)’이라는 경정 속설을 따른다면 김응선의 우승은 희박해 보였다. 모터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김응선은 스타트에 집중했다. 그 결과 김응선은 0.07초의 아주 좋은 기록으로 스타트 라인을 통과하며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스타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김응선은 이후 1턴 마크 경쟁에서도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이며 전속 휘감기 승부로 승기를 잡았다. 결국 김응선은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그랑프리 챔피언에 올랐다. 김응선에게는 첫 대상경주 우승이다.
김응선은 2015시즌(16승), 2016시즌(13승) 강자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밋밋한 성적을 거뒀지만, 올 시즌은 29승(12월25일 기준)을 거두며 다승부문 4위에 올라 내년 시즌이 더욱 기대된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