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모의 공소남닷컴] ‘주머니 속 핫팩같은 목소리’ 재즈 보컬리스트 김주환

입력 2018-01-01 17: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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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재즈 보컬리스트 김주환의 정규 7집 ‘Close To You’ 앨범 이미지. 사진제공|뮤직옥토버

남성 재즈 보컬리스트 김주환의 정규 7집 ‘Close To You’ 앨범 이미지. 사진제공|뮤직옥토버

국내 재즈계를 보면 연주자에 비해 보컬하시는 분들의 숫자가 현격히 적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여성 분들이시죠. 그러니까 우리나라 재즈계에서는 남성 재즈 보컬리스트 보기가 참 귀하다는 얘기입니다.

김주환씨는 그 귀하다는 남성 재즈 보컬리스트입니다. ‘한국의 토니베넷’이라는 별명이 있는데, 딱히 ‘한국의 누구누구’라는 표현을 좋아하는 편이 아닌지라 크게 와닿지는 않습니다.

김주환씨가 앨범을 냈습니다. 어느덧 정규 7집입니다. ‘Close To You’가 타이틀이죠. 동명의 곡이 앨범에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삼십대 초반의, 젊다면 젊은 나이에(특히 재즈계에서는 그렇습니다) 벌써 정규앨범을 7장이나 냈다니 대단하군요. 2011년에 데뷔를 했는데 거의 매년 앨범을 내고 있습니다.

이번 앨범 ‘Close To You’에는 12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스탠더드 곡들과 영화 라라랜드의 삽입곡을 김주환씨의 촉촉하게 스며드는 목소리로 만날 수 있습니다.

타이틀 곡인 ‘Close To You’는 버트 바커락의 명곡이죠. 피아노, 베이스, 드럼의 단출한 구성에 첼로를 우아하게 포함시켰습니다.

김주환씨는 서두르지 않고 한 곡 한 곡 차분하게 자신의 색깔을 입혀 나갑니다. 영화 라라랜드의 삽입곡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City Of Stars’도 참 좋습니다. 어쿠스틱 기타와 트럼펫, 그리고 베이스의 심플한 반주가 김주환의 두툼한 보컬과 멋지게 결합되었습니다. 트럼펫을 분 배선용씨도 제가 참 좋아하는 아티스트입니다.

한 곡이 끝나기도 전에 다음 곡이 기다려지는 목소리입니다. 듣고 있으면 “뭐 어때? 사는 게 다 이런 거지” 싶어집니다.

남성 재즈 보컬리스트 김주환. 사진제공|JOHNNY COMPANY

남성 재즈 보컬리스트 김주환. 사진제공|JOHNNY COMPANY


김주환씨를 두고 재즈계에서는 ‘스탠더드 보컬리스트’로 분류하는 모양입니다. 그가 지금까지 불러오고, 녹음해 온 곡들이 대부분 스탠더드 곡들이었으니까요.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내 유일의 스탠더드 남성 보컬 스페셜리스트’라고 찬사를 보내기도 합니다.

저는 여기에 하나 더 붙여보고 싶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목소리의 온도가 높은 남성 보컬리스트’ 정도는 어떨까 하는데, 어울리나요? 그만큼 겨울에 잘 어울리는 목소리입니다. 호주머니 속 핫팩 같은 목소리. 치유의 물약같은 소리입니다.

연일 날이 차갑습니다. 몸이 으슬으슬하고 점심 먹은 게 소화가 잘 안 되시나요. 이마를 만져보니 따끈한가요. 약국 문을 열기 전에 침대에 편히 누워 눈을 감고 김주환씨의 노래 두세 곡쯤 연달아 들어보세요. 효과가 있을 겁니다. 제가 그랬으니까요.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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