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함께’ 1000만 돌파③] 1000만 클럽 ‘흥행 공식’

입력 2018-01-0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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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과함께’의 한 장면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모든 연령층 눈물샘 자극…가족 관객에 어필
화려한 영상·새로운 장르 등 참신성도 중요


‘남녀노소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넓은 타깃층을 지닌 영화. 가슴을 울릴 수 있는 묵직한 감동.’

영화진흥위원회가 2014년 10월 내놓은 정책보고서 ‘통계 분석으로 본 천만 영화’는 ‘1000만 클럽’ 영화의 특징을 이렇게 분석했다. ‘신과함께’야말로 이에 가장 어울릴 만한 성과물이다. 화려한 영상 기술력을 통해 이전의 한국영화와는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진한 가족애의 정서를 담아냄으로써 어떤 연령층에도 쉽게 다가가 눈물샘을 자극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는 결말에 이르러 관객의 눈에서 진하게 흘러내리는 눈물의 힘이 그만큼 흥행 가능성을 높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역대 1000만 한국영화 가운데 상당수 작품이 이 같은 감동과 눈물의 이야기를 내세웠다. 1000만 관객 시대의 포문을 연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를 비롯해 16편의 1000만 한국영화 가운데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7번방의 선물’ ‘변호인’ ‘명량’ ‘국제시장’ ‘택시운전사’ 등 절반이 넘는 작품이 이 같은 메시지와 감동의 이야기에 힘을 실었다. 그만큼 폭넓은 연령층의 관객이 지닌 보편적인 감성과 정서에 다가갔다는 설명이기도 하다.

영화 ‘7번방의 선물’(위쪽)과 ‘변호인’의 한 장면. 사진제공|NEW


또 이들 영화가 대부분 겨울 시즌에 선보였다는 점도 눈길을 모은다. ‘신과함께’는 물론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7번방의 선물’ ‘국제시장’ ‘변호인’ 등이 그렇다. ‘도둑들’ ‘해운대’ ‘괴물’ 등 큰 제작비 규모에 화려한 볼거리를 내세운 영화가 여름 극장가를 장악한 것과 대비된다. 연말연시, 성탄절, 길게는 설 연휴까지 이어지는 겨울이라는 계절적 특수성과 들뜬 분위기 속에서 극장을 찾는 가족단위 관객을 겨냥하는 데 감동과 눈물의 메시지만한 이야기가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는 분석이다.

한편으로 그것만으로는 폭발적인 흥행세를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기존의 이야기와 장르를 답습하지 않는, 신선한 기획과 시각이 아니고서는 흥행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영화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위 보고서는 이를 ‘특정 장르의 관습에 의존하지 않는, 시대적 참신성과 특이성’이라고 적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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