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단 시무식에서 시즌 초반 6인 선발 로테이션 가동 의사를 밝힌 류중일 감독. 스포츠동아DB
● 왜 6선발체제인가?
4월부터 10월까지 162경기를 소화해야 하므로 이동일 또는 휴식일이 드문 메이저리그에선 5선발체제가 톱니바퀴처럼 가동된다. 선발투수 누구나 4일을 쉬고 5일째 마운드에 오른다. 간혹 이동일 또는 휴식일이 낄 경우에는 5선발이 한 차례 등판을 거르면 된다. 지난 시즌 LA 다저스 류현진(31)도 부상관리에 더해 이런 이유로 종종 개점휴업하곤 했다.
반면 주 1회 휴식일이 보장된 KBO리그와 일본프로야구의 사정은 좀 다르다. ‘5인 로테이션’을 꾸리면 자연스레 ‘6일 로테이션’이 된다. 5일을 쉬고 6일째 등판하는 식이다. 단, 화요일에 등판한 투수는 4일을 쉬고 일요일에 등판해야 한다. 모든 선발투수가 월 1회 정도는 이처럼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하는 구조가 반복된다. 6선발체제는 이 같은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다. 일주일에 6경기를 치르는 가운데 6선발체제가 정착되면, 아예 일주일에 한 차례씩 고정된 요일에만 등판하면 된다.

삼성 시절 오승환. 스포츠동아DB
● 강력한 불펜&완투형 선발이 뒷받침돼야
6인 로테이션을 가동하기 위해 선발투수 1명을 추가하면 한정된 1군 엔트리 구성상 불펜투수 1명이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시즌이 거듭될수록 불펜의 하중은 가중된다. 6선발체제가 성공하려면 확실한 마무리와 든든한 필승조가 필수요소일 수밖에 없다. 류중일 감독이 과거 삼성 사령탑 시절 일시적으로나마 6선발체제를 가동할 수 있었던 이유도 ‘끝판대장’ 오승환을 정점으로 우완 안지만, 정현욱과 좌완 차우찬, 권혁에 사이드암 권오준 등 양과 질 모든 면에서 리그 최강 수준이던 강력한 불펜이 건재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선발진에는 완투형 또는 이닝이터가 두껍게 포진해야 불펜의 하중을 줄여줄 수 있다. 일본프로야구가 6선발체제에 한층 익숙한 이유도 KBO리그보다는 완투형 선발투수가 많은 덕분이다. 류 감독의 LG나 KBO리그의 다른 구단들이 시즌 초반에 국한하든, 시즌 내내 고수하든 6인 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가동하려면 결국 그에 앞서 전반적인 마운드 수준의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