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KBO리그에서 6선발체제가 성공하려면?

입력 2018-01-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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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 시무식에서 시즌 초반 6인 선발 로테이션 가동 의사를 밝힌 류중일 감독. 스포츠동아DB

LG 류중일(55) 감독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선수단 시무식에서 2018시즌 초반 6인 선발 로테이션 가동 의사를 밝혔다. 날씨가 쌀쌀한 3~4월에 한해서지만, 선발투수가 4일을 쉬고 등판하는 5인 로테이션보다는 최소 5일을 쉴 수 있는 6인 로테이션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6선발체제에는 장단점이 수반된다. 무엇보다 선발 요원의 증가로 가중되는 불펜진의 부담을 분산시킬 수 있어야만 6선발체제도 안착할 수 있다.


● 왜 6선발체제인가?

4월부터 10월까지 162경기를 소화해야 하므로 이동일 또는 휴식일이 드문 메이저리그에선 5선발체제가 톱니바퀴처럼 가동된다. 선발투수 누구나 4일을 쉬고 5일째 마운드에 오른다. 간혹 이동일 또는 휴식일이 낄 경우에는 5선발이 한 차례 등판을 거르면 된다. 지난 시즌 LA 다저스 류현진(31)도 부상관리에 더해 이런 이유로 종종 개점휴업하곤 했다.

반면 주 1회 휴식일이 보장된 KBO리그와 일본프로야구의 사정은 좀 다르다. ‘5인 로테이션’을 꾸리면 자연스레 ‘6일 로테이션’이 된다. 5일을 쉬고 6일째 등판하는 식이다. 단, 화요일에 등판한 투수는 4일을 쉬고 일요일에 등판해야 한다. 모든 선발투수가 월 1회 정도는 이처럼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하는 구조가 반복된다. 6선발체제는 이 같은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다. 일주일에 6경기를 치르는 가운데 6선발체제가 정착되면, 아예 일주일에 한 차례씩 고정된 요일에만 등판하면 된다.

삼성 시절 오승환. 스포츠동아DB



● 강력한 불펜&완투형 선발이 뒷받침돼야

6인 로테이션을 가동하기 위해 선발투수 1명을 추가하면 한정된 1군 엔트리 구성상 불펜투수 1명이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시즌이 거듭될수록 불펜의 하중은 가중된다. 6선발체제가 성공하려면 확실한 마무리와 든든한 필승조가 필수요소일 수밖에 없다. 류중일 감독이 과거 삼성 사령탑 시절 일시적으로나마 6선발체제를 가동할 수 있었던 이유도 ‘끝판대장’ 오승환을 정점으로 우완 안지만, 정현욱과 좌완 차우찬, 권혁에 사이드암 권오준 등 양과 질 모든 면에서 리그 최강 수준이던 강력한 불펜이 건재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선발진에는 완투형 또는 이닝이터가 두껍게 포진해야 불펜의 하중을 줄여줄 수 있다. 일본프로야구가 6선발체제에 한층 익숙한 이유도 KBO리그보다는 완투형 선발투수가 많은 덕분이다. 류 감독의 LG나 KBO리그의 다른 구단들이 시즌 초반에 국한하든, 시즌 내내 고수하든 6인 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가동하려면 결국 그에 앞서 전반적인 마운드 수준의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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