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②] 박정민 “서번트증후군, 그 분들과 가족이 불쾌하지 않길”

입력 2018-01-08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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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②] 박정민 “서번트증후군, 그 분들과 가족이 불쾌하지 않길”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속에서 이병헌과 박정민의 형제 케미도 관람포인트가 될 수 있겠지만, 그 다음으로 꼽는다면 단연코 박정민의 피아노 연주 연기라고 하겠다. 이번 영화를 통해 피아노를 처음 접하게 됐다는 그의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연주하는 건 배역 없이 제가 했어요. 물론 영화에서 나는 소리처럼 제가 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앞에 1분 정도는 완벽하게 칠 수 있을 정도로 연습을 했어요. 6개월 정도 연습을 했던 것 같아요.”

서번트증후군을 앓고 있는 캐릭터의 특징상, 일반적으로 피아노 연주자들이 구사하는 손모양이 아닌, 다른 손동작을 익혀야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피아노 연주와는 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런 부분이 더 힘들진 않았을까.

“그래서 대역을 쓸 수가 없었어요. 피아니스트는 손 모양부터 배운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폼이 잘 잡혀있는데, 진태는 피아노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도 없는 친구라서요. 일반 피아니스트들과 다른 손동작을 해야 했어요. 원래 제 피아노 선생님께서 대역까지 해주시는 거였는데, 그런 손동작이 잘 안 되시더라고요. 그렇게 치는 순간 못 치시고요. 그래서 대역 없이 가야하는 부분도 있었어요.”

이번 영화를 준비하면서 피아노 연습만큼이나 서번트증후군에 대한 공부가 필요했을 터. 때문에 박정민은 직접 봉사활동을 통해 공부했다.

“캐스팅이 된 이후에 봉사활동을 하게 됐어요. 방학기간이었고, 기관에 전화를 드렸더니 인력이 부족했다며 오히려 고맙다고 말씀하셨죠. 하지만 제가 있던 반의 아이들 특징을 따진 않았어요. 영감을 받아서 진태를 만들어 낸 거죠. 그랬던 이유는, 어느 날 담당 선생님께서 이 반 아이들의 특징은 따라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럴 생각도 없었지만 그렇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일반적인 증상을 소개하는 게 필요하겠다고 생각해서 그런 동작을 표현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죠.”

‘동주’를 촬영할 때도 박정민은 홀로 중국 용정에 있는 윤동주·송몽규의 생가와 묘소를 방문, 이들에 대해 공부했다. 이번 ‘그것만이 내 세상’도 마찬가지. 그렇게 박정민은 매 작품마다 캐릭터에 임하기 전, 공부를 꼼꼼히 하는 스타일의 배우다.

“‘변산’ 같은 경우에도 랩퍼 형이랑 랩을 만들고, 영화 속에 나오는 가사들은 거의 다 제가 썼어요. ‘사바하’ 같은 경우엔 초현실적인 이야기라서 제가 경험할 게 마땅히 있지는 않았지만요. ‘염력’의 경우는 연상호 감독님이 변호사를 소개시켜주셨어요.”

서번트증후군이라는 어려운 연기를 훌륭하게 해낸 박정민. 그가 이번 영화를 통해 가장 우려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우리와 다른 모습의 그 분들과, 그들의 가족에게 또 복지사들이 이 영화를 봤을 때 불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도예요. 너무 과하게, 혹은 너무 모자라게도 아니고 선을 지키는 게 가장 큰 미션이었죠. 피아노보다 그게 더 스트레스였어요. 근데 시사회 때 복지사분들이 괜찮게 얘기를 해주시더라고요. 개봉을 해야 알겠지만, 복지사분들이 그렇게 얘기를 해주시는 게 고맙더라고요.”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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