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원-김상우-박미희 감독, 레임덕서 생존할까

입력 2018-01-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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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우리카드 김상우 감독-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승자는 남고, 패자는 떠난다. 욕망은 무한한데 자리는 유한한 이상, 프로 세계의 ‘적자생존’은 필연이다. ‘도드람 2017~2018 V리그’는 24일 후반기가 시작된다. 이제 만회가 불가능한 막판 스퍼트 구간에 진입하는 진짜 레이스다.

대한항공 박기원(67) 감독, 우리카드 김상우(45) 감독, 흥국생명 박미희(55) 감독은 계약기간의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다. 세 감독은 나란히 2016~2017시즌 돋보이는 성적을 냈다. 그러나 세상만사가 그렇듯 계약도 타이밍이다. 계약만료 시즌, 적어도 전반기까지 세 감독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사느냐, 죽느냐를 가름할 길은 걷지 않을 수 없는데 결코 포개지지 않는다.

대한항공 김학민. 사진제공|KOVO



● 대한항공의 이륙은 언제 가능할까?

박 감독의 대한항공은 전반기를 4위(승점 35·13승11패)로 마쳤다. 자타공인 우승후보임에도 기대를 밑돌았다. 박 감독은 전력 포커스를 개막 직후가 아닌, 중반 이후에 맞췄다. 재활이 더뎠던 레프트 김학민의 몸을 그렇게 끌어올리려 했다. 그러나 김학민이 감각을 끝내 찾지 못하며 팀 플랜이 어긋났다. 전술이 아닌, 전략의 오판이라 더 뼈아프다. 김학민이 살아나지 못하면, 대한항공의 후반기 반등 재료는 거의 없다. 세터 한선수를 축으로 가스파리니와 정지석, 곽승석의 사이드공격으로 난기류를 돌파해야 한다. 팀에 여유가 사라진 만큼 체력 부담도 남는다.

우리카드 파다르. 스포츠동아DB



● 우리카드, 파다르 의존도 어떻게 탈피할까?

세터 유광우의 가세에도 우리카드의 전반기는 6위(승점 29·9승15패)였다. 김 감독은 “센터가 약하니 어렵다”고 전반기를 돌아봤다. 우리카드와 붙는 팀들은 중앙을 집요하게 공략한다. 유광우의 블로킹 높이가 낮은 것도 노린다. 김 감독은 대비를 했지만 효과는 미약했다. 공격에서도 라이트 파다르를 보조할 레프트 자원이 숫자에 비해 효율이 처졌다. 김 감독은 최홍석, 신으뜸, 나경복, 한성정, 김정환 등을 교대로 시험했지만 리시브와 공격에 걸쳐 편차가 심했다. 팀이 가진 자원에 관한 최적의 배치를 어떻게 찾느냐가 김 감독의 사활이 걸린 과제다.

흥국생명 이재영. 스포츠동아DB



● 흥국생명, 지친 이재영을 어떻게 관리할까?

흥국생명은 2016~2017 정규시즌 1위 팀이었다. 그러나 1년 만에 하위권(5위·5승15패·승점 19)이 됐다. ‘포석이 엉켰다’는 해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프리에이전트(FA) 센터 김수지(IBK기업은행 행)를 놓쳤는데 그 보상선수로 리베로 남지연을 데려왔다. FA 리베로 김해란까지 영입해 리베로 중복이 빚어졌다. 논란 끝에 재영입한 외국인선수 테일러는 부상 퇴출됐고, 새 외국인선수 크리스티나를 데려오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 과정 속에 레프트 이재영의 공격 비중은 치솟았다. 이재영이 리시브 폭탄까지 감당할 레프트 포지션인 점을 고려하면, 지칠 수밖에 없다. 이재영의 관리가 되지 않는 한, 흥국생명의 반격은 어려운데 어려울수록 이재영만 쳐다보는 현실적 악순환이 무겁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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