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최고의 순간” 여자농구 전설들의 추억

입력 2018-02-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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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올림픽 당시 정은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00년 시드니올림픽 4강 신화 주역들
여자농구 빛낸 레전드 ‘Great12’ 선정
박정은 “대표팀 12명 모두가 하나였다”

1998년 출범한 WKBL이 올해로 출범 20주년을 맞았다. WKBL은 20주년을 맞아 여자농구를 빛낸 레전드 12인을 ‘Great12’로 선정하고 지난해 12월24일 올스타전을 통해 시상식을 진행했다.

현역인 박혜진과 임영희(이상 우리은행)를 제외한 10명의 Great12 멤버들 중 대부분의 선수들이 겹치는 공통분모가 있다. 바로 여자농구 역사 중 영광스러운 장면 중 하나인 2000년 시드니 올림픽 4강 신화를 이룬 대표팀 출신이라는 점이다.

당시 여자농구국가대표팀의 시드니 올림픽 4강 신화는 최근 화제가 되었던 테니스 정현의 호주 오픈 4강 신화만큼이나 기적 같은 일이었다. 프랑스, 러시아, 브라질 등 세계적인 여자농구 강호들을 연파하며 한국 여자농구의 실력을 세계에 알렸다.

특히 여자농구 세계랭킹 1위였던 미국을 상대로 전반을 2점차로 뒤지는 접전을 만들어내며 미국 대표팀을 긴장하게 만들었고, 쿠바와의 조별예선 경기에서는 전주원이 올림픽 여자농구 역사상 최초로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며 세계 여자농구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시드니 올림픽 당시 전주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비록 3∼4위전에서 브라질에 아쉽게 패하며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올림픽 기간 동안 여자농구 대표팀이 보여준 수준 높은 경기력과 대표팀에 대한 헌신은 팬들의 가슴 속에 아직도 남아있다.

선수들 역시 2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지만, 당시 대표팀 소속으로 경기에 참여했던 Great12 멤버들은 하나 같이 시드니 올림픽을 농구 인생 최고의 순간으로 꼽았다. 주장으로 대표팀을 이끌었던 정은순은 부상으로 브라질과의 3∼4위전에 출전하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은순은 “내 엉덩이가 조금만 더 튼튼했어도 동메달은 우리 것이었을 것”이라며 웃었다.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 역시 “시드니 멤버들은 모두 시드니 올림픽을 최고의 대회, 순간으로 뽑는다. 올스타전 Great12 행사 때 대기실에서 시드니 올림픽 대회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한 것 같다. 그 이야기를 할 때면 항상 18년 전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드니 올림픽 당시 박정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당시 대표팀 막내 뻘이었던 박정은은 “쟁쟁한 언니들과 함께 한 대회여서 더 기억에 남는다. 힘들다고 생각한 대회였는데 좋은 성과를 내서 기분이 좋았다. 당시 대표팀은 경기에 뛰든 안 뛰든 엔트리에 있던 12명 모두가 하나였다. 그때처럼 대표팀이 똘똘 뭉친 적은 대표팀 생활 중 처음이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올해 여자농구대표팀은 2018 FIBA 여자농구월드컵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연이어 치른다. 18년 전 시드니올림픽의 추억처럼, 2018년 여자농구가 국제 대회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길 기대해본다.

허보람 스포츠동아 객원기자 hughando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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