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담’ 조감독 폭로글…“이현주 감독, 비상식적 언행”

입력 2018-02-07 15: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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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담’ 조감독 폭로글…“이현주 감독, 비상식적 언행”

동성 성폭행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현주 감독이 피해자와 날선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영화 ‘연애담’ 조감독까지 이현주 감독의 언행에 대해 폭로하고 나섰다.

‘연애담’의 조감독은 지난 6일 자신의 SNS를 통해 “기사를 접하고 지난 2년간의 시간들이 떠올라 이 글을 작성하게 됐다. 제3자의 입장으로 영화 현장에서와 재판 과정을 모두 지켜본 바, 한 사람을 매도 할 의도는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연애담’ 촬영 당시 폭력적인 언어와 질타를 넘어선 비상식적인 행동들로 인해 연출부 몇몇은 끝까지 현장에 남아있지 못했다. 이현주 감독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고 수차례 상담을 받은 스태프가 있었으나 무사히 촬영을 끝마쳐야 한다는 생각과 영화 현장에 있다 보면 겪을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나는 침묵했다“고 고백했다.

조감독은 “‘연애담’ 이후 나는 피해자 감독님의 영화의 조연출로도 참여했다. 촬영 기간 동안 재판 과정을 지켜봤고 프리프로덕션 과정에서부터 촬영까지 몇 차례의 재판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재판이 진행될수록 사건의 전말과는 상관없이 무게중심이 이상한 곳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이현주 감독은 자신이 여성 성소수자임을 권리 삼아 피해자를 매도하기 시작하더라”면서 “피해자의 이전 작업물에 동성애적 성향이 있음을 주장하기도 했으며, 피해자의 연인 관계에 대한 의심을 논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조감독은 “성소수자 라는 이름하에 더 이상의 변명과 권리를 행사하려고 함을 이제는 침묵할 수 없다”면서 “폭력은 젠더와 무관하며 피해자는 여전히 트라우마 속에 갇혀있다. 씁쓸한 마음과 침묵을 반성하며 스태프들과 배우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담아 이 글을 남긴다”고 말했다.


최근 피해자 A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2015년 봄 동료이자 동기인 여자 감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가해자가 재판을 수십 번 연기한 탓에 재판은 2년을 끌었고 작년 12월 드디어 대법원 선고가 내려졌다”면서 가해자가 준유사강간으로 징역2년, 집행유예 3년, 성폭력교육 40시간 이수 명령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이 화제가 되자 ‘가해자’ 이현주 감독은 스스로 정체를 공개하고 심경을 고백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나로서는 피해자가 나와의 성관계를 원한다고 여길만한 여러 가지 사정들이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성관계에 대한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후에도 피해자와 함께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시나리오 이야기를 했다. 피해자가 당시 있었던 일에 대해서 혹시나 불쾌해 하거나 고통스러워 할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 차례의 통화 이후 한동안 연락이 없던 피해자는 한 달 뒤 갑자기 고소 의사를 전했다고 주장했다.

이현주 감독의 심경 고백 후 피해자 A씨는 SNS를 통해 재반박했다. A씨는 “사건 이후 ‘밥 먹고 차먹고 대화하고 잘 헤어졌는데 한 달 뒤에 갑자기 신고했다’는 말은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건 이후 연결된 두 차례 통화에서 이현주 감독이 도리어 화를 냈다고 밝히면서 “마지막 통화 후엔 동기를 통해 문자를 보내 ‘모텔비를 갚아라’고 까지 했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부터 고소까지의 한 달 동안 피해자는 사과를 받기 위해 먼저 전화했지만 사과는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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